호가 '우수수'…'거래 절벽' 장기화 예고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2017.11.01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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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자 "더 떨어질 것" vs 매도자 "서두를 필요까진··"

호가 '우수수'…'거래 절벽' 장기화 예고


각종 규제폭탄에 부동산시장이 이른 겨울을 맞고 있다. 호가를 수천만 원 낮춰도 추가 가격 하락을 바라는 매수자와 서두를 것 없다는 매도자가 맞서 ‘거래절벽’의 장기화가 예상된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효창파크푸르지오’ 84㎡(이하 전용면적)의 호가는 9억원에서 9억3000만원이다. 지난달에는 9억6000만원까지 호가가 올랐으나 ‘10·24 가계부채종합대책’을 전후해 최소 3000만원 이상 낮아졌다.
 
호가가 낮아졌지만 아직 매수 희망자는 많지 않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효창동 L공인중개소 대표는 “집을 살 사람들은 가격이 더 내려가길 바라면서 문의전화만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 단지의 84㎡는 지난 5월 이후 실거래가 없다. 지난 5월의 실거래액은 7억7000만원(16층)에서 8억35000만원(13층)까지 있다. 최근 호가를 낮췄다고 하지만 5월 실거래가와 비교하면 아직 최고 1억6000만원 비싸다.
 
매수 희망자들은 더 낮아지길 바라지만 매도자들은 9억원대 밑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에 거래절벽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현지 부동산업계는 예상한다. 효창동 K공인중개소 대표는 “내년에 착공 예정인 용산민족공원 개발 호재 등이 가격에 반영돼 있다”며 “매도자들은 시간을 두고 팔더라도 급매로 낮춰 팔 생각들은 없는 것같다”고 전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용산구의 이달 전체 거래건수는 68건에 불과했다. 전달(201건)과 비교하면 34%, 지난해 10월(283건)과 비교하면 24%에 그쳤다. 이달 서울시 전체 거래건수(31일 기준)를 봐도 총 3463건으로 전년(1만2878건) 같은 기간의 27% 수준이다.
 
서울 주택시장은 지난 6월을 전후해 가격 상승폭이 가팔랐다. 정부가 상승력에 제동을 걸기 위해 급하게 6·19대책을 내놔 과열된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어 두 달도 안돼 곧바로 종합적이고 광범위한 8·2대책으로 다시 한 번 시장을 눌렀다. 최근에는 자금줄을 죄는 10·24대책을 발표해 투기수요 차단에 나섰다. 시장의 과열을 막는 데는 성공했지만 전문가들은 잇단 대책 발표로 관망세가 생각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규제가 잇따라 나오더라도 예전처럼 집주인들이 급매물을 내놓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면서 “하지만 매수 희망자들이 상반기에 가파르게 오른 가격이 더 빠지길 기다리기 때문에 거래가 없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은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금리인상과 추가 대책 등 변수의 영향에 따라 시장의 방향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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