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코스피 2500시대, 소외받는 코스닥·코넥스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2017.10.3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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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를 만나면 물어보고 싶은 게 있었습니다. 코스닥이 정말 2부리그인가요?"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관계자가 점심 식사 자리에서 대뜸 건넨 질문이다. 미국 나스닥(NASDAQ)을 벤치마킹한 중소·벤처기업 중심의 코스닥이 '2부리그' 취급을 받는다는 탄식 섞인 질문이었다.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카카오 (49,200원 ▲900 +1.86%)에 이어 셀트리온 (189,000원 ▲1,500 +0.80%)까지 대표종목들이 연이어 코스피로 떠나면서 분위기가 꽤나 허탈했다고 했다. 앞선 이전상장 사례와 달리 IT(카카오)와 제약·바이오(셀트리온)는 코스닥시장 대표 업종이기 때문이다.



코스피 2500 시대가 열렸지만, 코스닥·코넥스 시장은 여전히 소외받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연초대비 24.5% 오르는 동안 코스닥은 9.7% 오르는데 그쳤다. 그나마 이달 들어 약진하며 700선에 다가섰지만 셀트리온을 비롯한 일부 대장주로의 쏠림현상이 심화된 것 뿐이다. 더군다나 셀트리온은 내년 2월쯤 코스피로 이전한다.

코스닥 시장이 기관투자자로부터 외면받는 이유 중 하나는 '투자 불확실성'이다. 경영진의 횡령·배임, 회계문제가 불거지는 것도 다반사다. 올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상장폐지된 종목은 9개사(스팩·이전상장·흡수합병 제외)다. 대부분 감사의견 거절이나 자본잠식, 경영 투명성 결여 등이 이유였다. 지난해(9개사)와 비교해 코스닥시장의 질적 성장이 나아진 게 없다는 지적이다.



코넥스는 소외 정도가 더 심하다. 올해 일평균 거래대금은 13억5000원으로 지난해(24억7000만원) 보다 45% 감소했다. 비상장주식시장 K-OTC의 9월 일평균 거래대금(24억7000만원)보다도 적다는 얘기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오히려 코넥스를 죽일 수 있다"고 토로했다. 코스닥 상장 문턱을 계속 낮추다 보니 벤처기업들이 코넥스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코스닥에 상장한다는 얘기다. 현재 코넥스 시장 상장법인은 152개사에 불과하다. 시가총액 규모는 4조159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줄었다.
[기자수첩]코스피 2500시대, 소외받는 코스닥·코넥스


코스닥 시장 앞 '2부리그' 수식어가 떨어지고, '벤처 인큐베이터' 코넥스 앞에도 '사상 최고치' 이름표가 붙는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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