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동산 큰손들 올해만 50조 벌어…"주가 급등 덕분"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7.10.3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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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정부, 부동산 규제로 대형 업체 수혜…헝다·룽촹 등 주가 수백배 급등

中 부동산 큰손들 올해만 50조 벌어…"주가 급등 덕분"


중국 부동산 시장의 큰손들이 올해 들어 50조원 가량의 부를 늘렸다. 부동산 시장이 정부 규제에도 활기를 띠면서 부동산 개발업체 주가가 폭등했기 때문이다.

3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톈진시를 기반으로 하는 룽촹그룹(Sunac) 주가는 최근 1년간 640% 이상 상승했다. 올해 들어서만 500% 넘게 폭등했다. 헝다그룹(Evergrande)과 자자오예그룹(Kaisa) 주가도 같은 기간 각각 475%, 208%가량 급등했다.



주가 급등으로 이들 기업을 이끄는 대주주의 자산 가치도 크게 불었다. 중국의 부동산 갑부인 헝다그룹의 쉬자인 회장 자산은 올해만 334억달러가 늘면서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에 이어 아시아에서 둘째로 부자가 됐다. 미국 국적의 순홍빈 룽촹그룹 회장 자산도 올해 90억달러 이상 증가했다.

자자오예그룹 지분 24%를 보유한 궈잉청 회장은 2015년 4월 부패 관리와 연루돼 회사 주식 거래가 금지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으나, 올해 3월 거래 재개 후 주가가 200% 넘게 급등하면서 올해 6억4800만달러(약 7287억원)를 벌었다.



이들 업체의 주가 급등은 역설적이 되게도 중국 정부의 부동산 규제 때문이다. 중국 당국은 부동산 가격 급등과 투기 방지를 위해 올해 들어서만 연이어 세 번의 부동산 규제책을 내놨다.

하지만 부동산 대책은 효과가 없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의 부동산 개발투자 규모는 5조610억위안(약 856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 늘었다. 같은 기간 상업용 주택의 판매면적도 7억4662만 ㎡로 16.1% 증가했다.

오히려 규제가 대도시에 집중되면서 중소도시 집값이 크게 올랐다. 이에 대형 부동산업체들이 중소도시로까지 영역을 확장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지구상에서 중국 본토의 부동산시장만큼, 빠르게 부를 창출하는 장소는 없다"면서 "중국의 부동산 거물(tycoon) 7명의 자산이 올해 들어 443억달러(약 49조8400억원) 늘었다"고 전했다.

中 부동산 큰손들 올해만 50조 벌어…"주가 급등 덕분"
중국 부동산 재벌들은 서로 투자와 지분 등으로 밀접하게 역인 것도 특징이다.

홍콩의 부동산 재벌 류롼슝(조지프 라우) 화인치업 회장은 지난달 자자오예그룹 채권 6억달러어치를 사들였다. 류 회장 일가는 헝다그룹 지분 7%도 보유한다. 왕젠리 회장의 완다그룹은 룽촹그룹에 13개 유원지 지분 91%를 매각했으며, 77개 호텔은 푸리그룹으로 넘겼다. 푸리그룹은 리스리안과 장리 공동회장이 운영하는 대형 부동산개발업체다.

중국 교통은행 홍콩지점의 필립 쩌 부대표는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주식 유통량이 적은 것도 주가 급등의 이유"라면서 "다만 판매와 이익률 개선이 상승세의 기본 동력"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중국 부동산 업체의 주가 전망은 밝지 않다. 이미 주가 급등세는 진정세를 보인다. 중국 내 22개 부동산 개발업체 주가를 보여주는 블룸버그 중국 부동산지수는 지난달 21일 고점 대비 9.6% 하락했다.

BNP파리바스 홍콩지점의 리 위 리앳 연구원은 "모든 주가 상승이 계속될 수 있는 건 아니다"면서 "향후 진짜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업체만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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