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 앞둔 스튜디오드래곤 고평가 논란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2017.10.31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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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사업 다른 IHQ, 제이콘텐트리등과 비교 가치산정..."작가·아티스트 계약 구조 공개해야" 지적도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드라마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이 기업가치 산정을 위한 비교회사로 사업 및 수익구조가 다른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을 선정하면서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일고 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드라마제작사의 주요 투자위험요소로 꼽히는 작가 및 아티스트 계약조건 등을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스튜디오드래곤은 주당 희망 공모가를 3만900원~3만 5000원으로 산정해 오는 11월말 상장을 추진한다. 예상 시가총액은 약 1조원에 달한다.



문제는 스튜디오드래곤이 공모가 산정을 위해 비교한 기업이 드라마제작사로 분류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또 미래 수익성 추정에 중요한 작가 및 아티스트 계약 조건과 관련한 사항을 투자위험요소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스튜디오드래곤은 1차 유사기업으로 드라마 제작협회에 등록된 10개 국내 기업과 중국 선정시장의 엔터 기업 2곳을 선정했다. 10개 국내 기업은 삼화네트웍스, IHQ, SM C&C, 초록뱀, 팬엔터테인먼트, SBS콘텐츠허브, 씨그널엔터테인먼트, 키이스트, 제이콘텐트리 등이다. 이 가운데 재무적 유사성과 기업 규모를 고려해 2차 기업을 선정한 뒤 최종적으로 IHQ, 제이콘텐트리와 중국 기업 2곳 등 총 4개 기업을 선정했다.



하지만 IHQ와 제이콘텐트리는 드라마 제작이 주요 사업이 아니다. IHQ는 케이블TV 방송사 딜라이브를 통해 광고 및 수신료 수익을 올리고 있고, 제이콘텐트리는 극장 메가박스의 매출이 전체 68.49%에 달한다.

특히 IHQ의 케이블방송 사업과 제이콘텐트리의 극장사업은 모두 안정적인 캐시카우로 평가받는다. 이에 반해 드라마를 제작해 방송사에 공급 또는 수출하는 스튜디오드래곤은 실적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 IHQ, 제이콘텐트리와 스튜디오드래곤을 비교하기에는 사업구조가 다르다는 의미다.

오히려 스튜디오드래곤은 삼화네트웍스나 초록뱀 등과 같은 드라마 전문 제작사와 비교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2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만약 이들 제작사와 비교했다면 스튜디오드래곤의 가치는 크게 낮아질 수 밖에 없다.


삼화네트웍스나 초록뱀 등이 2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드라마제작사가 방송국의 편성과 시청률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탓이다. 과거 인기 드라마를 만들었다고 해서 다음 드라마가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

이 때문에 심엔터테인먼트, 크리에이티브리더스그룹에이트 등은 상장을 추진할 당시 과거 드라마별 수익구조, 제작 예정 드라마 수와 판권계약 사항, 아티스트의 계약 조건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이 높은 평가를 받으려면 안정적인 방송 편성과 제작 경쟁력을 갖췄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스타작가와 아티스트를 보유해 꾸준한 방송 편성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투자위험요소에 드라마 제작에 있어 중요한 작가 및 소속 아티스트의 계약 조건도 기재하지 않았다.

드라마 제작사는 작가료를 미리 지급해 선급금 또는 무형자산으로 반영한 뒤 드라마가 제작되면 상각하는 구조다. 아티스트는 계약금을 지급한 뒤 계약기간에 따라 상각한다. 따라서 과도하게 비용을 선지급하면 드라마라 성공하더라도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최대주주인 CJ E&M (98,900원 ▲2,200 +2.3%)의 매출 의존도가 높다는 것도 단점으로 꼽힌다. CJ E&M이 스튜디오드래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35.8%, 올 상반기 38.2%에 달한다. 최대주주의 매출 의존도가 큰 만큼 각 프로젝트별 이익이 어땠는지를 밝혀야 한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튜디오드래곤의 성장은 '태양의 후예' 등 인기 드라마 효과가 컸고, CJ E&M의 전폭적인 지원도 한 몫을 했다"며 "각 드라마별 수익구조를 정확히 밝혀야 스튜디오드래곤의 드라마 제작 경쟁력과 미래수익가치를 추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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