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영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회장
새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목숨을 건 고통이 뒤따른다. 독수리는 높은 산 둥지에 앉아 무딘 부리를 바위에 쳐서 부러뜨리고 새 부리가 나오게 한다. 날카로운 새 부리가 나오면 오그라진 발톱을 뽑고, 다시 새 발톱이 나오면 낡은 깃털을 뽑아낸다. 새 부리, 날카로운 발톱, 반짝이는 날개를 가진 독수리는 30년을 더 창공을 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성공의 길만 보고 달려오다 오만에 빠진 탓인지 ‘갑질’ 논란, 일부 CEO의 사회적 일탈행위 등 여러 문제점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고 국민들의 따가운 비난이 쏟아졌다. 산업의 생존이 기로에 섰다. 변화와 선택의 시기가 다가온 것이다.
자정 실천안은 관행적, 습관적으로 해 왔던 많은 그동안의 경영에 큰 변화를 요구한다. 추진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과 적지 않은 혼란이 발생할 것이다. 그러나 협회 회원사들은 혁신위원회의 권고의견을 전적으로 수용하기로 결의하고 ‘자정 실천안’도 성실히 추진하기로 다짐했다. 혁신의 불가피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불공정거래를 뿌리 뽑고 상생을 통해 건전한 가맹시장을 조성하는 등 거듭날 것임을 다시 다짐한다. 혁신은 가죽(革)을 벗겨 두드려서 부드럽고 새롭게(新) 만든다는 의미다. 가죽이 벗겨지는 것 같은 아픔을 견뎌내야 새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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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의 변화를 통해서 이뤄진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문제부터 파악해야한다. 프랜차이즈산업은 가맹본부와 가맹점사업자간의 상생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이 때문에 자정 실천안의 첫 번째 핵심주제로 가맹점사업자와의 소통 강화방안을 잡은 것이다.
잊지 말아야할 것이 가맹본부와 가맹점사업자는 ‘갑과 을’, ‘사용자와 근로자’의 관계가 아니라 각자 독립적인 사업자라는 것이다. 혁신위원회가 권고의견에서 가맹점사업자에게 "사업자로서의 자신의 지위를 인식하고 가맹점사업자단체를 통한 활동에 있어서도 법리적 금도를 지킬 것을 권고"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유통마진 공개’, ‘집단 휴업권’ 등 프랜차이즈 사업모델과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요구는 자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혁신의 목적과 변화의 방향이다. 왜 바뀌어야하고, 어떻게 변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프랜차이즈와 가맹사업법의 최종소비자는 국민이다. 앞으로 관련법 개정 등은 가맹본부와 가맹점사업자가 아닌 국민들의 입장에서 이뤄져야한다. 국민들의 경제적 이익과 사회적 편의 등 소비자 권리 증진이 혁신의 최종 목표가 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