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1년3개월만에 거래재개, ETF 손실 불가피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2017.10.2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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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DEX기계장비 ETF, 대우조선해양 8.62% 보유

대우조선해양 1년3개월만에 거래재개, ETF 손실 불가피


대우조선해양 (32,050원 ▼850 -2.58%)의 거래가 오는 30일 1년3개월만에 재개되는 가운데 주식을 보유한 패시브 펀드들의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시장에선 대우조선해양이 거래정지 기간동안 감자를 거치며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높다는데 무게를 싣고 있다.

27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8월초 포트폴리오 기준 대우조선해양을 편입한 국내 주식형 펀드는 모두 64개로 이 가운데 88%에 해당되는 56개 펀드는 상장지수 펀드(ETF)와 인덱스 펀드 등 패시브 펀드들이다.



액티브 펀드의 경우 펀드매니저의 판단에 따라 주식 보유와 편입비율을 정하기 때문에 대부분 대우조선해양 거래 정지 전 주식을 매도했다. 하지만 패시브 펀드의 경우 특정 지수를 추종하기 때문에 그 비중만큼 종목을 편입해야 하고 구성 종목 변경(리밸런싱)도 일정 시기마다 이뤄져 주식 정리를 하지 못했다.

대우조선해양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펀드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기계장비 (6,950원 ▼90 -1.28%) ETF로 순자산 대비 8.62%를 담고 있다. 이 ETF는 KRX 기계장비지수의 성과를 추종하는데 대우조선해양은 보유종목 가운데 세번째로 비중이 높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의 주가가 하락한다고 하면 이 ETF 역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며 "추종지수 내에 대우조선해양이 존재하고 있어 트레킹에러(추적오차)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매도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00 중공업 (4,315원 ▼145 -3.25%) ETF도 1.88%를 편입중이다. 이 ETF는 코스피200 중공업지수를 좇고 있는데 관리종목 지정 사유로 대우조선해양이 이 지수에서 제외되면서 주식을 매도해야 한다.

이밖에 개인투자자들의 거래가 많은 코스피200 ETF인 KODEX200 (37,150원 ▼440 -1.17%), TIGER200 (37,195원 ▼465 -1.23%), KINDEX200 (37,395원 ▼440 -1.16%), 파워 200 (37,470원 ▼475 -1.25%) ETF도 대우조선해양을 0.05~0.06% 규모로 싣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코스피200 지수에서 빠졌기 때문에 주식을 팔아야 한다.


편입비중은 높지 않아 ETF의 수익률에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ETF의 생명줄과도 같은 트레킹에러 확대는 불가피하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거래가 재개되자 마자 빠른 시일내에 팔아야 트레킹에러를 맞출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거래상황 등을 지켜보며 최상의 방법으로 거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피200 ETF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을 편입하지 않은 건 키움투자자산운용의 KOSEF 200 (37,085원 ▼460 -1.23%) ETF와 KB자산운용의 KBSTAR 200 (37,385원 ▼455 -1.20%) ETF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코스피200 종목 중 174개만 편입하고 지수와 유사한 흐름을 유지할 수 있도록 종목 비중 등을 조절한 별도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운용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지난 5월 잠재위험 축소 차원에서 장외거래를 통해 대우조선해양 주식을 모두 매도했다. 거래정지가 됐더라도 증권사를 통해 공급자와 수요자만 맞춰지면 장외에서 거래가 가능하다.

한편 액티브 주식형 펀드들이 대부분 대우조선해양 주식을 정리하거나 미미한 비중으로 보유하고 있는 반면 라자드코리아 펀드의 경우 1.17%로 상대적으로 많이 가지고 있다.

오는 30일부터 거래가 재개되는 대우조선해양의 주가는 현재 4만4800원이다. 거래 정지 당시 주가는 4480원이었지만 10대 1 감자를 진행하면서 주가는 4만4800원으로 조정됐다. 증권업계에서는 자본규모가 감소한데다 구주주들의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오며 이전 주가를 유지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최진명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의 영구채를 부채로 본다면 현재 BPS(주당순자산가치)는 1만8400원, 자본으로 본다면 현재 BPS는 4만원으로 시각에 따른 차이가 크다"며 "영구채를 희석효과 위주로 평가하면 2만6000원인데 어떤 접근법을 쓰더라도 현재 기준주가(4만4800원)에 대한 PBR(주가순자산비율)은 국내 업종 평균(0.72배)을 크게 웃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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