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천재'에 열광하나

머니투데이 이경은 기자 2017.10.28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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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새책] '천재에 대하여'

우리는 왜 '천재'에 열광하나


사람들은 ‘천재’에 열광한다. 방송프로그램들은 ‘00천재’ ‘00신동’이라는 말로 특정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이들을 찾아 띄워주기 바쁘고 인기 있는 연예인에겐 ‘얼굴 천재’ ‘몸매 천재’라는 말까지 붙는다. 당신의 자녀를 천재 혹은 신동으로 만들어주겠다며 ‘베이비 아인슈타인’ ‘베이비 모차르트’라는 문구를 내 건 교육관련 광고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천재를 향한 열광은 현대에 생겨난 새로운 흐름은 아니다. 그 역사는 고대부터 시작한다. 고대에는 ‘인간과 동행하면서 인간을 신성한 존재에게 연결하는 존재’ ‘수호신’을 뜻하는 용어 '게니우스(Genius)'가 있었다. 18세기 들어 ‘특별한 창조력이나 통찰력을 지닌 개별 존재’를 일컫는 ‘천재’ 개념이 등장했다. ‘천재’의 의미는 시대마다 필요에 따라 다르게 또는 같게 소구되면서도 그 강력한 힘은 늘 유지됐다.



저명한 비평가 헤럴드 블룸은 “이례적인 능력을 지닌 초월적 존재에 대한 우리의 바람은 인류가 공통적으로 간직해 온 유산의 일부”라고 표현했다. 미국의 유명한 역사가인 윌 듀런트는 1930년대 집필한 그의 저술에서 “모든 것이 평등하고 아무것도 숭배하지 않는 시대의 최후 종교는 천재숭배다”라고 했다.

그런 점에서, 천재의 존재는 결국 평범한 사람들이 창조한 것이라는 저자의 시각은 납득할 만하다. 평범한 대부분의 사람에게 천재의 존재는 어려운 시대 상황 속에서 구원받기를 바라는 마음일 수도 있고, 지루하고 따분한 일상에서 새로운 활력을 주는 무엇일 수도 있다. 결국 이들이 마음에 품은 희망과 바람의 산물로 천재를 이해하는 시각은 흥미롭고 신선하다.



◇ 천재에 대하여 = 대린 M. 맥마흔 지음. 추선영 옮김. 시공사 펴냄. 560쪽/2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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