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전문 투자회사 라이프코어파트너스의 김지현 대표는 증권사에서 21년간 바이오분야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쌓았다.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제약·바이오기업을 찾기 힘들다는 평가도 있다. 애널리스트로 잘나가던 그가 회사를 뛰쳐나와 투자회사를 차린 것은 지난해 1월이다.
김 대표는 "애널리스트 시절 헬스케어 관련 기업에 대한 저의 분석 능력을 인정하는 투자자들의 자금이 모이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회사를 설립한지 2년이 안 됐지만 1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가 조만간 조성된다. 투자대상이 정해지지 않았는데도 투자자들이 김 대표에게 투자금을 맡겼다는 의미다. 그는 "투자금을 회수한 사례가 없어 트랙레코드(실적)이 없다시피 한 상황"이라며 "애널리스트 때 명성 덕분에 자금모집에 성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새로 받게 될 투자금은 상장 이전 바이오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애널리스트 경험을 바탕으로 바이오기업의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을 잘 예측할 자신이 있다"며 "자금이 없어 기술을 상업화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주요 투자대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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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시간의 문제일 뿐 기술력을 갖춘 기업의 주가는 반드시 오르게 돼 있다"며 "기술력이나 신약후보물질의 상업적 가치 등을 정교하게 판단할 수 있는 분석능력이 있어 투자에서도 성공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1995년 한국투자증권 전신인 한신증권에서 제약·바이오 애널리스트를 맡았다. 부서 막내였던 그에게 당시 가장 작은 산업군이 주어진 것. 헬스케어 분야가 지금처럼 각광받던 시대가 아니었지만 그는 이 분야의 가능성을 봤다. 그가 중견 애널리스트가 됐을 때 회사에서 산업의 규모가 큰 금융 분야를 맡으라는 제의가 있었지만 이를 뿌리쳤다.
김 대표는 "헬스케어 분야가 막 성장을 시작하던 시기여서 그런지 전문적으로 기업을 분석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며 "산업규모는 작지만 진정한 스페셜리스트가 되는 것을 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고집대로 헬스케어 전문가가 됐고 앞으로도 이 분야에서 일을 할 계획이다. 그는 "바이오기업을 인수해 신약을 개발, 헬스케어 산업에 기여하고 싶은데 기회가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