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 무한리필집으로 본 상권 흥망기…뜨는 연남동?-노잼 강남역?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17.10.2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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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새책] '골목의 전쟁'… 소비시장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연어 무한리필집으로 본 상권 흥망기…뜨는 연남동?-노잼 강남역?


2015년의 일이다. 외국서 몇 달 간 공부를 하고 한국에 들어왔더니 내가 다니던 대학 상권이 싹 바뀌어있었다. 골목엔 연어 무한리필집이 우수수 들어서있었다. 3~4곳에 이르는 연어 무한리필집은 큰 인기를 끌며 대학가의 대표 식당으로 자리매김하는 듯했다. 이곳들은 대학가 식당에겐 큰 시련인 '방학'마저 그런대로 버텨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랜만에 대학가를 다시 찾아보니 그 중 이제 한 곳도 흔적이 남아있지 않았다. 분명 연어 무한리필집의 인기는 여전한듯한데, 무슨 일인지 궁금했다. 사람들은 여전히 연어회를 좋아했고, 여전히 식당을 자주 찾았지만 식당은 사라져버렸다. '연어 무한리필'은 대만 카스텔라처럼 유행하는 자영업 창업 아이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것이다.



책은 이런 사태들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조언해준다. 작가는 "연어 무한 리필점 사업이 지속되려면, 연어 가격이 2015년의 저렴한 수준에서 장기적으로 안정됐어야 했다. 그러나 사업을 하기 전에 구글 검색을 통해 그동안의 그래프를 확인했더라면 연어 무한리필점을 쉽게 시작하지 못했을 것이다. 소비 문제가 아니라 공급문제 때문에 말이다"라고 설명한다.

이처럼 책은 퇴사준비생, 자영업자, 부동산 투자자가 꼭 알아야 하지만, 간과하기 쉬운 지점들을 설명해준다. 작가는 "진짜와 가짜를 가려낼 안목도 없고 취향조차 없다는 것은, 그 자본을 지켜낼 성벽도 없다는 뜻"이라면서 통찰력을 키울 것을 주문한다.



책을 읽다보면 몇 가지 흥미로운 지점과 마주할 수도 있다. 책은 국내 최초로 유행아이템의 흥망성쇠를 분석한 '소비자 관심 라이프사이클'을 제시하고, 짜왕이나 진짬뽕 등 메가히트 아이템들을 통해 소비시장의 변화를 고찰한다. 강남역은 왜 재미가 없고, 연남동은 왜 뜨고 있는지도 살펴볼 수 있다.

골목의 전쟁=김영준 지음. 스마트북스 펴냄. 288쪽/1만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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