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국감]"지진관측 장비, 성능시험없이 운영"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17.10.1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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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길 의원, 지질硏 관측소 장비 성능시험없이 사용…지진 미탐지율 33.7%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지진 관측장비들이 지금까지 성능시험조차 하지 않고 운영돼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명길 의원(국민의당, 송파구을)은 2010~2016년까지 이뤄진 감사원의 감사보고서를 인용, 지질자원연구원이 산하 관측소에 설치된 133대의 속도지진계, 가속지진계, 기록계가 장비성능검사를 일체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질자원연구원은 지진화산재해대책법에 규정된 지진 관측기관 중 하나로 전국 40개소에 지진관측소를 운영하고 있다.



최 의원은 "지질자원연구원은 지진 관측장비를 구매할 때, 제조사가 제시한 성능·규격 등의 사양만 믿고 설치를 하고 있었으며 이후로도 성능시험은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질자원연구원 측은 아직 지진 관측장비의 법정 성능시험 기준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에 성능시험을 실시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질자원연구원은 2014년 7월부터 기상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자체적으로 정한 기준에 따라 기상청이 도입하는 지진 관측장비에 대해서는 성능을 시험하고 시험성적서까지 발급해 주고 있다.

지질자원연구원의 ‘관측소별 규모 3.0 이상 지진 미탐지율 현황’ 자료를 보면 2015~2016년에 지진 미탐지율이 33.7%에 이른다. 지진이 발생하면 세 번 중 한 번은 관측장비가 전혀 탐지를 못 하고 있는 것. 최 의원은 “성능시험이 이뤄지지 않아 무엇이 문제인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최 의원은 “지난해 경주지진에서 봤듯이 우리나라는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라며 “아직까지 국민 안전을 담보하는 지진 관측장비들이 성능평가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또 "지질자원연구원은 아직 지진 관측장비의 법정 성능시험 기준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에 성능시험을 실시할 수 없었다고 하지만, 임시 기준을 만들어서라도 성능 시험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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