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국감 총평
의원들은 분노를 참지 않았다. 이날 국감 첫 질의자로 나선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질의시간 전체를 채용비리 질타에 할애했다. 금감원 일반 직원들을 향해서는 "독립기관이라는 생각으로 상사의 부당한 지시에 양심고백이라도 해야한다"고 말했다. 진정성이 돋보이는 질의였다.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감독기관과 피감기관의 본질을 꿰뚫는 질문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 의원은 "(법의) 준수율을 목표지 (불법행위자를) 잡아서 처벌하는 게 목표가 아니다"라며 "처벌도 물론 필요하지만 준수율이 목적인 기관에서는 규제권자와 피규제자가 같은 테이블에 앉는, 컨설턴트의 역할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과 박찬대 민주당 의원은 꼼꼼한 준비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채 의원은 농협이 2008년 씨티지케이에 210억원을 대출했다 손실을 본 사건의 관련자들 주소가 일치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현장 사진을 통해 실제 거주지가 아니라는 사실도 보였다. 손해를 본 당사자인 농협이 사건 관련자의 현황을 제대로 파악못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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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원은 인터넷 은행인 케이뱅크 인가절차에 대해 꼼꼼히 따졌다. 금감원이 케이뱅크 주주간 계약서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금융위 유권해석을 통해 인가받게 된 과정을 상세히 질의했다. 감독과 산업 기능이 분리되야 한다는 메세지를 던지기도 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어제에 이어 이건희 차명계좌에 집중했다. 이 회장 측에서 차명계좌 자금을 직접 인출했다는 답변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심상성 정의당 의원은 금감원의 취업비리를 질타하며 우리은행 취업과정도 공정치 못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금감원 인사 2명이 이와 관련이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최흥식 금감원장은 국감 내내 잔뜩 움츠린 모습을 보였다. 취업비리라는 '원죄' 때문에 자신감있는 모습을 보이기는 어려운 상황이었으나 대안을 제시하는 모습이 부족했던 점은 조금 아쉬웠다. 의원들의 문제제기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고 약속하며 책임감을 보여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