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 영남센터 "전통제조업 경기 바닥…틈새시장 IPO 공략 중"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17.10.1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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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국 센터장 "영남지역 200여개 기업 관리…내년 6곳 IPO 추진"

김병국 한국투자증권 기업금융영남센터장(이사)/사진=박계현기자 unmblue@김병국 한국투자증권 기업금융영남센터장(이사)/사진=박계현기자 unmblue@


"부산·울산·경남지역 전통 제조업 경기가 올해 바닥을 쳤습니다. 자동차·철강·해양플랜트·석유화학업종 기업들이 그간 돌아가면서 불경기를 겪었는데 이렇게 모든 업종이 어려운 시기는 처음입니다."

지난 16일 부산에 위치한 한국투자증권 기업금융영남센터에서 만난 김병국 센터장(이사)은 "예년에 비해 IPO(기업공개)에 나서는 기업을 찾기가 어렵다"며 "전통 제조업보다는 니치마켓(틈새시장)을 공략해 성장하는 기업을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사에선 유일하게 2009년부터 지방을 위한 별도 IPO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IB1본부 소속인 기업금융영남센터(이하 영남센터)에는 7명의 직원이 근무하며 업체 발굴부터 상장 매매개시까지 IPO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영남센터는 올해 샘코 (2,015원 ▲105 +5.5%)(경남 사천), 지난해 유니테크노 (3,870원 ▲100 +2.65%)(부산)를 코스닥에 상장했으며 2014년에는 캐스텍코리아(부산)를 발굴해 상장했다. 이밖에 매년 6~7건의 신규 주관계약을 체결, 상장을 준비해 나가고 있다. 제조업이 대부분인 영남지역 특성상 실적이 감소세로 접어든 기업이 많아 최근 IPO에 나선 기업은 많지 않은 편이다.



김 센터장은 "현재는 불경기지만 전통 제조업이 이렇게 계속 힘들 수는 없다고 보고 성장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지속적으로 찾고 펀딩이나 컨설팅 관련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IPO까지 최대 7년이 걸렸던 기업도 있을 정도로 설립 초기 기업부터 상장 직전에 있는 다양한 기업까지 만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영남센터에서 주목하는 업종군은 부산 소재 신발 부자재 생산업체들과 전기차 부품 생산업체다. 제조업 대부분이 중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를 겪고 있지만 전방산업이 나이키·아디다스 등 글로벌 브랜드인 이들 기업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은 편이다.

김 센터장은 "이전에는 신발 부자재 제조업은 대표적인 레드오션 산업 중 하나였지만 기존엔 천이나 가죽을 쓰던 신발에 최근 메시·플라잉니트 등 신소재가 채택되면서 혁신이 일어났다"며 "신발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에 부자재를 공급하는 2차 협력업체들도 실적이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부품업체나 소상공인 모바일 네트워크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제로웹 등도 영남센터에서 주목하는 업체다. 최근에는 부산 지역 초기 기업에 투자하려는 VC(벤처캐피탈)의 지사 설립 등도 이어지고 있다.

김 센터장은 "현재가 바닥이라고 생각하면 투자 최적기라고 볼 수 있다"며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라이트하우스컴바인인베스트, 시너지벤처투자, 스틱인베스트먼트 부산지사 등 부산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VC가 올 들어 늘어나는 것이 그 증거"라고 설명했다.

영남센터는 내년 6개 기업의 상장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센터 설립 후 2010년 영남센터에 합류한 김 센터장은 1년에 4만~5만킬로미터를 차로 주행하며 영남지역 200여 개가 넘는 기업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서울에 있을 때는 내려오는 길에 2~3개 업체 일정을 하루에 몰아서 잡곤 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집중도가 떨어졌다"면서 "지금은 최대 1시간 30분이면 경주·대구·사천·함안·울산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기업을 방문할 수 있다는 게 센터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방 소재 기업 오너나 경영진이 아직 자본시장에 거리감을 갖고 IPO도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편"이라며 "이들에게 은행을 통해서만 자본 조달이 가능한 게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 다양한 제도를 활용할 수 있게 해 기업을 성장시켜나가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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