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보다 8살 어리네…오스트리아, 31세 총리 유력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7.10.15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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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총선, 31세 쿠르츠 이끄는 국민당 1당 전망…극우정당과 연정 꾸릴 듯

지난 13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세바스티안 쿠르츠 국민당 대표가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만 31세의 젊은 지도자 쿠르츠 대표는 15일 총선을 통해 차기 총리가 될 것이 유력하다.  /AFPBBNews=뉴스1지난 13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세바스티안 쿠르츠 국민당 대표가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만 31세의 젊은 지도자 쿠르츠 대표는 15일 총선을 통해 차기 총리가 될 것이 유력하다. /AFPBBNews=뉴스1


유럽에서 만 31세의 젊은 지도자 탄생이 임박했다. 올해 만 39세로 취임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보다도 8살이 어리다. 반(反)이민을 앞세운 오스트리아 보수정당 국민당을 이끄는 제바스티안 쿠르츠 외무장관이 그 주인공이다.

오스트리아는 15일(현지시간) 183명의 국민의회(하원) 의원을 뽑는 총선을 진행한다.



현지매체 로컬오스트리아와 USA투데이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9일 마지막으로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 국민당은 3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국민당이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면 2006년 10월 총선에서 사회민주당(사민당)에 2석 차이로 패한 이후 11년 만에 제1당 자리에 오르게 된다. 제2당 자리는 극우 자유당과 사민당이 근소한 차이로 다투고 있다.



'위즈키드'(젊은 귀재)로 불리는 쿠르츠는 지난해 지지율이 20%대로 곤두박질하며 위기에 처한 국민당을 단숨에 회생시킨 인물이다. 내부 갈등 등으로 지지율이 급락한 국민당은 지난해 치러진 대통령선거에서 후보를 결선 투표에 진출시키지 못할 정도의 수모를 겪었다.

22살에 정계에 입문해 2013년 유럽 내 최연소 외무장관이 된 쿠르츠는 지난 5월 당권을 쥔 이후 국민당 지지율을 30% 중반으로 끌어올렸다. 외무장관으로 난민 유입을 줄이는 등 국민들의 반이민 정서를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사지 마비 환자인 전직 장대높이뛰기 선수 등 정치 신인을 파격 발탁하는 등 신선한 행보로 지지세를 넓혔다.

국민당이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면 만 31세의 쿠르츠는 민주 선거로 뽑힌 최연소 정치 지도자가 될 전망이다. 올해 취임한 마크롱 대통령이나 43세로 취임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보다도 많이 어린 나이다. 유럽에서는 30대 지도자가 낯설지 않다. 라타스 위리 에스토니아 총리와 볼로디미르 그로이스만 우크라이나 총리도 지난해 나란히 38살에 총리에 올랐다.


총선 이후 국민당과 쿠르츠 대표는 1956년 나치주의자들이 창당한 극우 정당 자유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자유당은 변방에 머물던 정치세력이었으나 반난민 정서와 경제 불평등 문제 등을 앞세워 최근 2~3년간 세를 크게 불렸다.

인구 870만 명 가량의 오스트리아는 2015년 15만 명의 망명 신청을 받아들였다. 1인당 유럽에서 가장 많은 수준이었다. 이후 경기 침체로 생활이 어려워진 저임금 노동자층을 중심으로 정부의 난민 정책에 대한 불만이 커졌다.

자유당은 지난 5월 쿠르츠가 등장하기 전까지 줄곧 지지율 1위 자리를 지켰으며, 이번 총선에서도 20% 중반대 득표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자유당을 이끄는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헤 대표는 전후 유럽 최초로 극우 출신의 부총리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자유당의 약진은 지난달 독일 총선에서 제3당으로 뛰어오르며 원내 진입에 성공한 '독일을 위한 대안'(AfD)과 비슷한 사례다. AfD도 난민과 이슬람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

반면 중도좌파를 기반으로 국민당과 오랫동안 양당 체재를 구성해 온 사민당은 추락하고 있다. 난민 문제에서도 확실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전통 지지층마저 돌아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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