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13일 오전 서울 중랑경찰서에서 서울북부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영학은 피해 여중생 A양(14)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성추행하다가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7.10.1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또 이양은 이영학의 범행계획을 예감하면서도 오히려 A양에게 수면제를 추가로 복용시키는 등 상식 밖의 행동을 했던 점도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양은 이영학이 수면제의 일종인 '졸피뎀'을 섞은 드링크제 2병을 준비했고, A양이 성추행을 당할 것을 예견하면서도 아버지의 말을 따른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이양은 한발 더 나아가 A양에게 예정된 수면제보다 더 많은 수면제를 자발적으로 복용시켰다.
결국 A양은 수면제에 취해 잠이 들었고 이영학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뒤 목이 졸려 사망했다.
다음은 중랑경찰서 수사팀과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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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학이 딸에게 A양을 데려오라고 할 때 뭐라고 지시했나
▶지난달 30일 즉흥적으로 (A양을) 데려오라고 했던 것이 아니고 그 전에 A양을 (범행대상으로) 이미 결정한 상태이기 때문에 딸이 (A양에게) 전화를 해서 연휴 시작되는 시점에 자연스레 전화해서 데려온 것이다.
-다짜고짜 데려오라고 한 것인가
▶이영학이의 부인이 사망했으니 엄마 역할이 필요하고 A양이 착하고 이쁘니까 A양을 데리고 와라는 취지였다.
-A양에게 수면제를 먹일 때는 뭐라고 하면서 먹인 건가
▶사전에 조율됐던 것 같다.
-엄마 역할이란 게 무슨 의미인가
▶이걸 모르겠다. 영장실질심사에서 판사도 이 부분을 궁금해했다.
-엄마 역할과 수면제는 상관이 없어 보이는데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아빠가 딸에게 엄마역할 필요하니 누굴 데려오라고 하는 것도 상식적이지 않다. 딸은 이영학이 이미 냉장고에 수면제 든 음료 준비한 것까지 알고 있었다.
▶딸은 A양을 데려와 수면제가 들어있는 드링크제 2병을 꺼내 A양과 나눠마셨다. 딸은 반 정도 마시다가 멈췄고 A양은 모두 마셨다.
▶사실 이영학이 준비한 수면제 드링크를 딸이 먹지 말아야 하는데 실수로 자기도 먹은 것이다. 반쯤 먹다 보니까 이 맛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딸은 반쯤 마시다가 멈췄다. 이 상태에서 딸은 이영학이 부여한 역할을 다한 것이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이영학이 평상시 먹는 수면제 2정을 더 먹였다. 또 자신이 먹다가 남긴 드링크제까지 마시게 했다.
-수면제는 졸피뎀인가
▶부검 결과 하나는 졸피뎀이었고 하나는 다른 성분이었다. 이영학이 수면제를 섞을 때 졸피뎀이었다고 한다. 딸은 자신이 먹인 약이 음료에 있는 수면제와 같은 성분인지까지는 몰랐다.
▶이영학은 딸이 약을 더 먹였다는 사실은 모르는 상태였고 딸이 외출한 뒤에는 혹시 (A양이) 깰지 모른다는 부담 때문에 수면제 3정을 다시 물에 희석해서 입에 넣었다.
-왜 딸은 수면제를 더 먹인 건가
▶자기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일반인의 상식으로 이해되기 어려워서 프로파일러 조사를 거쳤다.
-딸은 이영학이 A양을 성추행할 것을 몰랐나
▶엄마라는 개념 속에 부부생활이 포함됐다. (성추행) 예견 가능성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렇게 불려온 피해자는 A양이 처음인가.
▶그렇다. 추가 피해자는 없다. (수사과정에서) 친한 친구 만나서 카카오톡을 다 확인했는데 의심할 정황 없다.
-A양의 추행 동영상은 나왔나
▶검거 당시 휴대전화를 압수해서 (디지털) 포렌식을 했는데 파일이 많았지만 발견하지 못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는 성적 도구를 이용했다고 보았는데
▶자택 압수수색 당시 성인도구를 발견해서 국과수에 의뢰한 상황이다.
-이영학은 A양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딸에게 나가라고 한 건가
▶그렇다.
-딸이 (집으로) 돌아왔을 때 A양은 옷을 입고 있었다고 하는데 성추행 당시에는 옷을 벗긴 것인지
▶그렇다. 마지막에는 (옷을) 벗고 있었다. 옷을 벗긴 상태에서 가운 같은 것을 입혀놨었다.
-살해 도구는
▶수건으로 (목을 조르다가) 마지막에는 넥타이를 사용했다.
-2주 동안 수사했는데 수사 총평은 어떤가. 실패했다고 보나 성공했다고 보나
▶경찰입장에서 보는 것과 경찰서 전체 입장에서 보는 것, 그후에 부서 간에 그런 것도 있고. 그 부분을 제가 판단하는 것이 적절한지 모르겠다. 경찰은 추석 명절도 반납하고 빨리 잡아서 해결했다.
▶10월1일 수사팀에서 A양 어머니에게 전화했을 때 어머니께서 A양이 이양을 만났다고 했다. 그때 A양이 이양을 만났다는 것을 인지했다. 다음날 오전 11시쯤 이양의 집으로 갔지만 집이 잠겨있었다. 그래서 주변을 탐문하는 과정에서 한 달 전에 해당 집에서 변사사건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영학의 집이라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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