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영학, 엄마 역할 대신할 딸친구 데려오라해 범행"

뉴스1 제공 2017.10.13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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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특정하고 '수면제' 준비…"딸도 범죄 예견했다"
딸, 되려 피해자에 수면제 더 먹여…"상식 밖의 행동"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13일 오전 서울 중랑경찰서에서 서울북부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영학은 피해 여중생 A양(14)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성추행하다가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7.10.1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13일 오전 서울 중랑경찰서에서 서울북부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영학은 피해 여중생 A양(14)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성추행하다가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7.10.1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딸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어금니 아빠' 이영학(35)이 처음부터 A양을 범행대상으로 삼고 수면제를 준비한 뒤 딸 이모양(14)에게 A양을 데려오라고 시켰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양은 이영학의 범행계획을 예감하면서도 오히려 A양에게 수면제를 추가로 복용시키는 등 상식 밖의 행동을 했던 점도 밝혀졌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이영학 사건에 대한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이영학이 수면제 드링크를 준비한 뒤 딸에게 '죽은 엄마를 대신할 엄마 역할이 필요하다'며 'A양이 착하고 이쁘니 데려오라'고 시켰다"며 "딸은 이영학의 범행계획을 예감하면서도 A양을 데려와 수면제를 복용시켰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양은 이영학이 수면제의 일종인 '졸피뎀'을 섞은 드링크제 2병을 준비했고, A양이 성추행을 당할 것을 예견하면서도 아버지의 말을 따른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이양은 한발 더 나아가 A양에게 예정된 수면제보다 더 많은 수면제를 자발적으로 복용시켰다.



경찰은 '엄마 역할'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지만 "아빠가 딸에게 이런 요구를 했다는 것이나 딸이 이를 따랐다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다"며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A양은 수면제에 취해 잠이 들었고 이영학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뒤 목이 졸려 사망했다.

다음은 중랑경찰서 수사팀과의 일문일답.


-이영학이 딸에게 A양을 데려오라고 할 때 뭐라고 지시했나
▶지난달 30일 즉흥적으로 (A양을) 데려오라고 했던 것이 아니고 그 전에 A양을 (범행대상으로) 이미 결정한 상태이기 때문에 딸이 (A양에게) 전화를 해서 연휴 시작되는 시점에 자연스레 전화해서 데려온 것이다.

-다짜고짜 데려오라고 한 것인가
▶이영학이의 부인이 사망했으니 엄마 역할이 필요하고 A양이 착하고 이쁘니까 A양을 데리고 와라는 취지였다.

-A양에게 수면제를 먹일 때는 뭐라고 하면서 먹인 건가
▶사전에 조율됐던 것 같다.

-엄마 역할이란 게 무슨 의미인가
▶이걸 모르겠다. 영장실질심사에서 판사도 이 부분을 궁금해했다.

-엄마 역할과 수면제는 상관이 없어 보이는데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아빠가 딸에게 엄마역할 필요하니 누굴 데려오라고 하는 것도 상식적이지 않다. 딸은 이영학이 이미 냉장고에 수면제 든 음료 준비한 것까지 알고 있었다.
▶딸은 A양을 데려와 수면제가 들어있는 드링크제 2병을 꺼내 A양과 나눠마셨다. 딸은 반 정도 마시다가 멈췄고 A양은 모두 마셨다.
▶사실 이영학이 준비한 수면제 드링크를 딸이 먹지 말아야 하는데 실수로 자기도 먹은 것이다. 반쯤 먹다 보니까 이 맛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딸은 반쯤 마시다가 멈췄다. 이 상태에서 딸은 이영학이 부여한 역할을 다한 것이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이영학이 평상시 먹는 수면제 2정을 더 먹였다. 또 자신이 먹다가 남긴 드링크제까지 마시게 했다.

-수면제는 졸피뎀인가
▶부검 결과 하나는 졸피뎀이었고 하나는 다른 성분이었다. 이영학이 수면제를 섞을 때 졸피뎀이었다고 한다. 딸은 자신이 먹인 약이 음료에 있는 수면제와 같은 성분인지까지는 몰랐다.
▶이영학은 딸이 약을 더 먹였다는 사실은 모르는 상태였고 딸이 외출한 뒤에는 혹시 (A양이) 깰지 모른다는 부담 때문에 수면제 3정을 다시 물에 희석해서 입에 넣었다.

-왜 딸은 수면제를 더 먹인 건가
▶자기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일반인의 상식으로 이해되기 어려워서 프로파일러 조사를 거쳤다.

-딸은 이영학이 A양을 성추행할 것을 몰랐나
▶엄마라는 개념 속에 부부생활이 포함됐다. (성추행) 예견 가능성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렇게 불려온 피해자는 A양이 처음인가.
▶그렇다. 추가 피해자는 없다. (수사과정에서) 친한 친구 만나서 카카오톡을 다 확인했는데 의심할 정황 없다.

-A양의 추행 동영상은 나왔나
▶검거 당시 휴대전화를 압수해서 (디지털) 포렌식을 했는데 파일이 많았지만 발견하지 못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는 성적 도구를 이용했다고 보았는데
▶자택 압수수색 당시 성인도구를 발견해서 국과수에 의뢰한 상황이다.

-이영학은 A양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딸에게 나가라고 한 건가
▶그렇다.

-딸이 (집으로) 돌아왔을 때 A양은 옷을 입고 있었다고 하는데 성추행 당시에는 옷을 벗긴 것인지
▶그렇다. 마지막에는 (옷을) 벗고 있었다. 옷을 벗긴 상태에서 가운 같은 것을 입혀놨었다.

-살해 도구는
▶수건으로 (목을 조르다가) 마지막에는 넥타이를 사용했다.

-2주 동안 수사했는데 수사 총평은 어떤가. 실패했다고 보나 성공했다고 보나
▶경찰입장에서 보는 것과 경찰서 전체 입장에서 보는 것, 그후에 부서 간에 그런 것도 있고. 그 부분을 제가 판단하는 것이 적절한지 모르겠다. 경찰은 추석 명절도 반납하고 빨리 잡아서 해결했다.
▶10월1일 수사팀에서 A양 어머니에게 전화했을 때 어머니께서 A양이 이양을 만났다고 했다. 그때 A양이 이양을 만났다는 것을 인지했다. 다음날 오전 11시쯤 이양의 집으로 갔지만 집이 잠겨있었다. 그래서 주변을 탐문하는 과정에서 한 달 전에 해당 집에서 변사사건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영학의 집이라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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