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역사박물관 신임 관장에 주진오 교수 유력

머니투데이 최민지 기자, 구유나 기자 2017.10.13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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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배수 압축 뒤 다음주 최종선임 예정..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등 진보사학계 대변

주진오 상명대 교수. 사진은 2015년 11월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관련 지방 강연 당시의 모습. 2015.11.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주진오 상명대 교수. 사진은 2015년 11월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관련 지방 강연 당시의 모습. 2015.11.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부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신임 관장에 주진오 상명대 교수를 유력하게 검토하며 사실상 준내정 단계에 들어갔다. 이른바 적폐청산과 국정교과서 추진 진상규명, 정부출범 시기, 건국절 논란 등으로 현대사 관련 쟁점이 많은 가운데 나온 인사여서 주목을 끌고 있다.

13일 문화체육관광부와 역사학계에 따르면 정부는 김용직 전 관장의 사퇴 이후 채용심사위원회에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관장 최종 후보를 주진오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와 도면회 대전대 역사문화학과 교수 등 2명으로 최종 압축하고 막바지 인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최종 선임은 다음주 중반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모두 고등학교 검정 역사교과서 집필에 참여했고 지난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과정에서 사학계를 대표해 강한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는 진보 역사학자로 손꼽힌다.

역사학계에서는 주진오 교수의 선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주진오 교수는 한국사교과서집필자협의회 공동대표를 맡으면서 국정교과서 폐지 작업을 학문적으로 뒷받침하고 검정교과서 집필기준 마련 등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 또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등에서도 왕성하게 활동했다.



주 교수는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에서 학사·석사·박사학위를 받았다. 1987년부터 지금까지 상명대학교 역사콘텐츠학과 교수를 지내고 있다.

그의 부친은 동국대 교수를 지낸 고 주종환 교수이고 동생은 주진형 전 한화증권 사장이다. 주종환 교수는 농업경제학을 가르치며 국내에 처음으로 토지공개념을 소개하고, 1980년대에는 ‘재벌경제론’을 통해 대기업 중심 경제 폐해를 지적한 진보적 경제학자였다. 주종환 교수는 참여연대를 중심으로 시민운동과 통일운동도 왕성하게 벌였다. 주진형 전 사장은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 과정에서 대기업 지배구조 문제와 삼성물산과 에버랜드의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의 역할 관련한 문제 제기로 주목을 끌었던 기업인이다.

문체부 주변에서는 이명박 정부 당시 설립돼 소위 뉴라이트 관련 사관이나 건국절 논란의 전파 등과 연관돼 있다는 오해를 사기도 했던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위상 변화 등과 맞물릴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새로운 관장 선임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조광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과 안병욱 한국학중앙연구원장, 교육부 산하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 고석규 위원장 발탁과 더불어 역사학계에 주는 시사점도 있다.


한 역사학자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최근 수차례의 전시나 학술대회 준비 과정에서 현대사 인식 등과 관련한 학계 갈등을 발전적으로 수용하지 못 했다”며 “새로운 관장 선임을 계기로 이같은 갈등이 불식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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