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원어값 천정부지 폭등…속쓰린 참치캔 업계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2017.10.1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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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어가 4년만에 다시 사상 최고가 2350달러 기록...동원F&B 등 참치업계 원가부담 가중

가다랑이를 어획중인 참치선단/사진=동원F&B 가다랑이를 어획중인 참치선단/사진=동원F&B


참치캔에 쓰이는 가다랑어(skipjack) 가격이 4년만에 다시 사상 최고가인 톤(t)당 2350달러를 기록함에따라 참치캔 업계의 원가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10일 동원F&B (38,250원 ▲1,150 +3.10%), 사조해표 (8,380원 ▼40 -0.5%) 등 참치업계에 따르면, 참치통조림의 주원료로 쓰이는 가다랑어 원어가는 태국 방콕거래소 기준으로 이달 9일 톤당 235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4년전인 2013년 4월 사상 최고가와 같다.



참치값은 올초 톤당 1700달러에서 지난 7월 1900달러까지 오른데 이어 8월에는 2100달러를 기록하며 심리적 마지노선이던 2000달러 선마저 돌파했다. 9월과 10월에도 거침없는 상승세를 기록해 연초대비 상승률은 38%가 넘는다.

참치값은 국제적인 참치 어획량 규제 이슈가 부각되던 2011년부터 2013년 사이 2000달러대를 제외하곤 대부분 1000달러대에 머물러왔다. 2013년 4월 2350달러로 고점을 찍은 이후 2016년 상반기까지 하락세를 보였는데, 4년만에 다시 고점에 도달한 것이다.



이같은 가격폭등은 주요 어획지역인 중서부 태평양 일대에 몰아친 태풍과 리니냐 등 기상여건 변화로 어획량이 감소한 반면 중남미와 동유럽, 중국의 참치캔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

참치어가 상승은 곧바로 참치캔 업계의 원가부담으로 이어진다.

실제 국내 참치시장의 75%를 점하는 1위업체 동원F&B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참치캔은 이 회사 식품분야 매출중 25%인 4000억원을 차지하는 주력상품이다. 회사가 연초 전망한 3분기 참치원재료 평균투입가는 톤당 1750달러였지만 참치값이 급등하면서 톤당 2100달러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3분기 1500달러보다 600달러나 오른 것이다.


문제는 4분기다. 예상평균 투입가는 2300달러로 당초 예측치보다 500달러 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참치값에 따라 회사 실적은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동원F&B의 참치캔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EBIT)률은 2012년4.5%에서 2015년 일시적으로 13.4%까지 큰 폭으로 개선됐다가 2016년 상반기 이후 4%대로 다시 하락했다. 참치값 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은 올해만 200억원으로 분석된다.

설상가상으로 내수 참치캔 판매도 가정간편식(HMR) 열풍에 밀려 시원치않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2015년 4138억원이던 참치캔 소매시장 규모는 지난해 3966억원으로 4.2%나 줄었다. 다만 올해들어 참치캔의 HMR 원료로의 수요 증대와 할인점 판매 증가로 매출감소세는 다소 멈춘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동원F&B는 상품 다양화와 협업 등을 통한 참치캔 판매 제고에 나서는 한편 유가공과 냉동식품 등 다른 식품군을 통한 마진상쇄에 주력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참치원어가는 내년에는 다소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제품 다변화로 참치캔 이외 품목의 매출과 마진이 개선되고 있어 어느 정도 원가부담이 상쇄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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