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탄+우군확보'…'모바일 페이' 페이코의 반격

머니투데이 이해인 기자 2017.10.10 03:40
글자크기

분사 6개월 만에 1250억원 투자유치 성공…마케팅·결제 기반 확보 '박차'

'실탄+우군확보'…'모바일 페이' 페이코의 반격


NHN엔터테인먼트의 간편결제 자회사 NHN페이코가 투자유치와 우군확보로 간편결제 서비스(페이) 시장에서 일대 반격을 노리고 있다. 11번가 등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과 손잡고 생태계 확장에 나서는 동시에 1000억원대의 투자금을 유치,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9일 NHN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NHN페이코는 이달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1250억원을 수혈받는다. GS홈쇼핑이 500억원, 한화인베스트먼트(강소신재생에너지혁신펀드)가 250억원을 투자한다. 모회사인 NHN엔터테인먼트의 이준호 회장도 개인 사비로 500억원을 투자했다.



NHN페이코의 투자 유치는 홀로서기 후 약 6개월 만의 성과다. NHN페이코는 빠른 사업 진행과 투자유치를 위해 지난 4월1일 NHN엔터에서 분할 한 바 있다.

◇자금 확보 완료, '넘버3' 굳히기 나선다=NHN페이코는 현재 간편결제 서비스 '빅4' 중 네이버, 삼성전자에 이어 카카오페이와 3,4위를 다투고 있는 상황. 이번 투자를 통해 실탄을 두둑히 확보한 만큼 마케팅과 생태계 확장을 통해 3위 자리를 굳힌다는 목표다.



NHN페이코는 경쟁사 대비 적은 자금력으로 마케팅 경쟁에서 도태돼왔다. 분할 당시 NHN엔터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 중 절반 이상인 500억원을 NHN페이코에게 떼어줬지만 간편결제 가입자 수 확대를 위한 대규모 홍보 및 마케팅 활동에 나서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경쟁사인 카카오페이의 경우 분사 전 이미 2000억원 대의 외부 투자를 유치, 지상파 광고 등을 활발하게 펼친 바 있다.

생태계 확장에도 나선다. 먼저 이번 투자에 참여한 GS홈쇼핑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추가 결제 채널을 확보한다. 앞서 NHN페이코는 SK플래닛, 신세계그룹과의 제휴를 통해 11번가, SSG닷컴, 현대백화점 등에 페이코를 적용하며 거래액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반기 중에는 배달주문 서비스 론칭도 고려 중이다. 대형 프랜차이즈와 함께 중소 가맹점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모회사의 지원 사격도 함께 진행된다. NHN엔터는 최근 모바일 알림장을 서비스하는 스타트업 아이엠컴퍼니를 인수했다. 자사의 학원관리 앱(애플리케이션)인 유니원 서비스와 합쳐 교육 사업에 나서기 위해서다. NHN엔터는 학교 및 학원비, 방과 후 활동비 등의 결제에 NHN페이코를 연동할 예정이다.


◇뜨거워지는 간편결제 시장=NHN페이코가 공격적인 사업 진행을 예고한 가운데, 송금 서비스를 더하며 2라운드에 접어들고 있는 간편결제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간편결제와 간편송금을 포함한 신종 전자지급서비스의 이용금액은 일평균 842억원, 전기 대비 35.3%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간편결제·송금 시장 규모가 10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미 간편결제 시장이 네이버와 삼성전자의 양걍구도로 굳어졌다는 의견도 있지만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어느 업체가 최종적으로 승기를 잡을지는 예단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기존 선두 업체들도 아직까지 신규 및 충성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기 때문.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체 결제 시장 중 간편결제 비중이 크지 않은 만큼 뒤집기의 가능성은 남아지만 이미 사용 중인 서비스를 계속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여러 간편결제 서비스를 동시에 사용하지 않는 만큼 범용성을 확보한다면 승산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