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고 소외된 곳서 사업성 찾은 신탁사…도시재생 앞장

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전병윤 기자 2017.09.2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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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박진규 대한토지신탁 도시사업본부 본부장

25일 오후 박진규 대한토지신탁 도시사업본부 본부장 인터뷰. /사진=홍봉진 기자25일 오후 박진규 대한토지신탁 도시사업본부 본부장 인터뷰. /사진=홍봉진 기자


"워낙 낙후된 지역이라 정비 사업을 시급히 진행해야 하는데도 사업성이 낮다는 이유로 외면받는 곳이 많습니다. 우리는 이런 곳을 주목합니다."

박진규 대한토지신탁 도시사업본부 본부장(사진)은 28일 "지금까지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대형 건설사 중심의 대규모 단지를 대상으로 추진돼 왔기 때문에 사업성이 떨어지는 중소 규모의 사업장은 지지부진하거나 난항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진규 본부장은 "침체되고 낙후된 소규모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은 사업성이 불분명해 대형 시공업체들은 외면하고, 중견 시공사가 참여하면 자금조달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도시재생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이런 곳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토지신탁이 도시재생에 관심을 갖게 된 건 3년 전 박성표 대표가 취임하면서부터다. 국토교통부 기획조정실장과 대한주택보증(현 HUG) 사장을 역임한 박 대표가 오면서 도시재생 사업에 진출했다. 이후 대한토지신탁은 중소 규모의 도시재생 분야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박 본부장은 "최근 도시재생이 화두로 떠올랐지만 예전부터 이 분야는 리스크가 크고 수익성이 낮아 소외 받았다"며 "갈 길이 멀지만 정책이 점차 자리 잡고 있고 사업도 활발해지면 큰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 대한토지신탁은 인천 3곳(계양구 작전동 신라·서구 석남동 롯데우람·남구 용현동 새한), 부천 2곳(원미동 삼협연립, 심곡 본동 광희), 남양주1곳(도농지구) 등 총 6곳에서 정비 사업을 진행(예정) 중이다.

대한토지신탁은 중견 시공사를 선정해 공사비를 대폭 낮춰 사업성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또 올해부터 자체 브랜드인 '스위트엠(SWEET M)'을 단 아파트도 새로 선보일 계획이다.


대한토지신탁에 따르면 신탁방식의 재건축은 조합방식으로 추진했을 때보다 공사비를 100만원 가까이 절감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2015년 전국 정비사업 공사비 현황 기준 인천·경기는 3.3㎡당 397만1000원의 공사비가 들어갔다. 이를 올해 기준으로 계산하면 총 공사비가 445만원(발코니확장비포함·물가상승률 5% 적용) 수준이다.

박 본부장은 "신탁방식으로 진행했을 때 공사비는 3.3㎡당 300만원대 중후반까지 낮춰졌다"며 "여기에 신탁 보수를 더하더라도 조합 방식인 445만원보다 더 저렴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토지신탁은 최근 3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 납입 자본금을 750억원에서 1100억원으로 확대했다. 납입 자본금 기준으로 한국토지신탁에 이은 신탁업계 2위다. 자본금 확대로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는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블라인드펀드(투자 대상을 미리 선정하지 않고 자금을 모은 펀드)를 통한 사업비 조달도 활발하다. 올 초 대주주인 군인공제회 등의 출자로 블라인드펀드 800억원을 조성해 하남·안산·김해 토지신탁사업 등에 투입됐다.

증권업계의 초대형 IB(투자은행) 등장에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 본부장은 "막대한 자금력을 가진 초대형 IB의 부동산 개발 시장 진입은 예견된 수순이었다"며 "대한토지신탁도 군인공제회와 계열사인 한국캐피탈 등 계열 금융투자회사와 연계해 부동산 사업에서 시너지를 확대하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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