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가 두렵다구? '창작과 마음' 인간을 다시묻다

머니투데이 이경은 기자 2017.09.30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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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새책] '인공지능의 시대, 인간을 다시 묻다'

알파고가 두렵다구? '창작과 마음' 인간을 다시묻다


가히 '인공지능 시대'다. 1956년 '인공지능'이라는 용어가 처음 소개된 이래 컴퓨터과학은 놀랍도록 빠르게 발전했다. 1997년 IBM이 개발한 슈퍼 컴퓨터 '딥블루'가 체스 세계 챔피언 게리 카스파로프를 이겼다. 이후 2011년에는 또 다른 슈퍼 컴퓨터 '왓슨'이 미국 텔레비전 퀴즈쇼에서 연이어 우승했다.

지난해 전 세계가 주목한 알파고와 바둑천재 이세돌의 대결에서 알파고가 사실상 완승을 거두자, 인간의 모든 영역이 기계에 의해 대체될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엄습했다. 과학의 발달이 인간의 능력을 압도하면서 벌어질 영화 같은 이야기가 쏟아지고, 인간과 기계의 주객이 전도된 미래에 대한 우려와 회의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 책은 인간의 '마음'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면서 그러한 공포를 무너뜨린다. 인공지능에 대한 공포 대부분은 인공지능을 지나치게 의인화 하는 데서 생겨나는데, 정작 인공지능의 연구 대상인 인간지능에 대해 잘 모른다고 지적한다. 인간지능의 영역 중 수학·과학은 객관적이어서 컴퓨터의 계산기능이 발전을 거듭하면 인간보다 앞 설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마음'은 다른 영역이다. 우리는 마음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지 못하며, 당장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마음이 있다는 사실도 알 방법이 없다. 오직 스스로만이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신하고 증명할 수 있기 때문에 마음은 주관적인 영역이며 철학적인 대상이다.



또 저자는 인간이 기계와 달리 고유한 의지를 가지기 때문에 인공지능이 인간을 뛰어넘을까봐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한다. 인간은 환경 속에서 문제를 포착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지능을 이용한다.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성취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반면 기계는 인간이 목적에 맞는 알고리즘을 부여하면 과거의 데이터를 통계적으로 학습하고, 뛰어난 계산능력으로 이를 해결할 뿐이다.

따라서 기존의 데이터를 수집·처리하며 일정한 방식을 훈련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것을 창작하는 작업은 기계로부터 대체될 수 없는 영역이다. 저자는 인공지능 시대에 아이들에게 창작활동을 교육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고 조언한다.

◇인공지능의 시대, 인간을 다시 묻다 = 김재인 지음. 동아시아 펴냄. 372쪽/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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