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 "주식시장 꼭짓점 아냐… 금융섹터 액티브투자 유망"

머니투데이 하세린 기자 2017.09.2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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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전략]"로우볼 전략 아웃퍼폼·시크리컬 언더포펌하면 고점 통과"

시벗 크루거 크레디트스위스(CS) 홀트 프로세스 글로벌 헤드가 26일 서울 소공동 CS 서울사무소에서 기자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CS시벗 크루거 크레디트스위스(CS) 홀트 프로세스 글로벌 헤드가 26일 서울 소공동 CS 서울사무소에서 기자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CS


"글로벌 주식시장은 현재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꼭짓점을 통과한 것으로 보고 있지는 않습니다."

'주식시장이 꼭지를 찍었느냐'는 글로벌 IB(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가 최근 글로벌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시벗 크루거 크레디트스위스 홀트 프로세스 글로벌 헤드는 26일 서울 소공동 CS 서울 사무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사실 시장의 꼭짓점 자체를 가려내는 일이 쉬운 건 아니다"라면서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일어나기 직전에 전문가들은 시장이 꼭지인 것을 알지 못했다. 사태가 터지고 나서야 그게 꼭지였다고 알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S&P500의 PER(주가수익비율)은 약 25배로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이 고점을 찍었다는 논란이 나오지만 아직은 고점을 통과하지 않았다는 게 CS의 진단이다. 현재 지수 수준이 12개월 이동평균을 넘어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전 세계 64개국 2만개 기업의 재무제표를 분석해 투자전략을 제시하는 CS의 홀트(HOLT) 서비스로부터 얻은 결론이다.

그렇다면 과거 주식시장이 고점을 찍었을 당시 6개월 전후의 투자전략 움직임은 어땠을까. 이를 통해 고점을 예상할 수 있었을까. 크루거 헤드는 변동성(등락폭)이 낮은 종목들로 바스켓을 구성하는 '로우볼 전략'과 시크리컬 수익률이 시장의 꼭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홀트 분석 결과, 로우볼 전략은 시장이 고점을 찍은 이후 3개월 후부터 시장을 아웃퍼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점을 찍기 6개월 전 로우볼 전략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기는 했지만 고점으로 갈수록 낙폭을 줄였다. 종합하면 로우볼 전략의 수익률이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할 때가 바로 시장이 고점을 찍었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아직 로우볼 투자 전략이 시장 수익률을 아웃퍼폼하거나 시크리컬이 언더퍼폼하는 경향이 뚜렷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시장은 여전히 상승장이 계속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CS는 현재 아시아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은 매크로 변수보다 개별 기업의 펀더멘탈(기초체력)이나 이슈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는 국면으로 진단했다. 또 섹터별 밸류에이션 분산 정도에 따라 엑시브와 패시브 전략을 다르게 구사해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크루거 글로벌 헤드는 "MSCI 일본 제외 아시아·태평양 지수에서 필수소비재의 경우 밸류에이션도 비싸고 분산도가 낮아 액티브 전략보다는 ETF(상장지수펀드) 등 패시브 전략이 더 좋다"고 말했다. 반대로 금융은 밸류에이션도 역사적 저점에 위치해 있고 분산도도 높다. 이같은 섹터에서는 밸류에이션 매력이 큰 종목을 골라내는 액티브 투자를 하면 수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그는 "현재 성장주는 비싸고, 배당주와 가격·어닝 모멘텀주는 싼 상태"라며 "이에 따라 어느 업종에서 비중을 확대하고 축소할지, 해당 업종에서 액티브 전략을 구사할지 패시브 전략을 구사할지, 액티브 전략을 할 것이면 어떤 팩터에 중점을 둘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패시브 투자는 액티브 투자를 대체한다기보다 투자자들이 어느 시장에서 싸워야 이길 수 있고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 시장을 역행하지 않을지를 알려줄 수 있는 전략"이라며 "현재 아시아 주식이 많이 올라가서 고점을 찍은 것 같지만 실제로는 밸류에이션 분산도가 낮아서 액티브 투자를 하기 좋은 환경이 왔다"라고 말했다.

크레디트스위스 홀트는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기준으로 한 실적 안정성과 모멘텀, 밸류에이션을 토대로 'HS글로벌스타일로테이션지수'(HS Global Style Rotation Index)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데, 대부분 MSCI월드지수의 수익률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크루거 헤드는 "주요 지표에 부합하지 않는 종목을 빼는 전략만을 적용하더라도 벤치마크 지수를 아웃퍼폼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며 "지난 18년간 해당 지수는 15번 시장을 아웃퍼폼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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