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컸던 탓일까. 테슬라 본사의 '쇼룸'은 생각보다 너무 작았다. 서울 시내에 있는 웬만한 자동차 매장 규모보다 작았지만, 여기서부터 목걸이를 걸고 공장 안내를 받게 되고 회사 로고가 새겨진 옷도 팔고 있었다.
테슬라는 과연 미국의 '새로운 자존심'일까. 테슬라를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전기차 혁명을 가져온 '혁신'의 아이콘, 또 하나는 2003년 설립 이후 14년간 2번의 분기를 제외하면 적자만 내오면서 누적 100억달러(약 11조3600억원) 부채를 안고 있는 '과대 포장' 기업이다.
그동안 테슬라는 약한 점(기계적인 견고함)을 부각하지 않고, 터치스크린 조작 및 혁신적인 외관(소프트웨어)을 마케팅해 시장의 인정을 받았다. 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주인공인 머스크의 스타성도 한몫했다.
일반 배터리를 차의 바닥에 깔 수 있다는 생각을 처음 했고, 8000여개 배터리를 묶은 배터리팩이 폭발하지 않는 '설계 특허' 등 기술적 장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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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회사가 자랑하는 자율주행 기능인 '오토파일럿'은 도심에서는 교통 표지판을 인식하지 못해 사용이 불가하며, SAE(자동차공학회) 기준 2단계에 불과하다.
지난해 '모델S'의 카메라가 반대편 차선의 트레일러 트럭을 인식하지 못해 트럭 밑으로 주행하는 바람에 운전자가 사망한 사고는 치명타였다. 카메라에 대부분 의존해오던 테슬라는 사고 이후에야 레이더 센서를 강화했다. 반면 완성차업체들은 전부터 라이다, 레이더, 카메라 센서의 3자 조합을 자율주행 기술에 적용해오고 있다.
프레몬트 공장 리셉션에는 'Accelerating the world's transition to sustainable energy(지속가능 에너지로 전환을 앞당기자)'고 크게 적혀 있었다. 머스크 CEO는 "모델3를 위해 추가적 자본조달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결국 지난달 모델3 생산비용 조달을 위해 정크본드까지 발행했다. 테슬라가 앞으로 계속 '생존'하면서 '에너지' 회사로서 비전을 달성할 수 있을지 두고 볼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