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황석영(74)과 방송인 김미화(53)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민관합동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피해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7.9.2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이들은 이날 오전 10시50분쯤 서울 종로구 소재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 개선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춘기 아이들도 아닌 국가가 하수인을 시켜 뒤에서 교묘하게 문화예술인들을 왕따시켰다"며 "세계 속의 한국 문화, 한류를 앞세우는 국가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 문화 야만국의 치부를 드러낸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황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자행해온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공개적으로 조사를 요청해달라는 제안이 썩 내키지는 않았다"면서도 "최근 속속 드러나는 예를 보면서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고 넘어갈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정식 조사 신청의 배경을 밝혔다.
이어 그는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인 탄압에 대해서도 "지난 2014년부터 해마다 6월이면 검찰 측의 수사 목적에 의한 요청으로 금융거래정보를 제공했다는 사실이 은행으로부터 통보됐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황씨는 이날 Δ자신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짜깁기해 온라인에 배포한 최초 인물과 배후 Δ문체부가 관여한 문예진흥위원회 및 한국문학번역원의 황석영 배제 과정 Δ검찰이 수사 목적으로 자신의 금융거래정보 제공을 요구한 이유 등을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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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황석영, 방송인 김미화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 빌딩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에서 진상조사소위 김준현 위원(변호사)에게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 블랙리스트 관련 조사 신청서를 전달하고 있다. 2017.9.2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김씨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보게 된 국정원 서류를 보면서 매우 불쾌하고 화가 났다"며 "서류를 보면 굉장히 많은 사안에 대해서 국정원장의 지시와 (청와대)민정수석의 요청사항들이 적혀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날짜별로 서류를 보면 처음에는 '연예인 건전화 사업 TF를 구성해서 좌편향 연예인 퇴출 권고' 정도만 적혀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좌파 연예인', '종북 세력' 등 충격적인 용어들이 등장한다"고 전했다.
그는 "검찰이 제공한 자료를 보면서 '과연 이것이 내가 사랑했던 대한민국인가'라는 생각을 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앞서 진상조사소위원회에 조사 신청서를 전달한 황씨와 김씨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 개선위원회에서 약 1시간 정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관한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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