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없는 성장'…일자리 못 만드는 한국 경제

머니투데이 권혜민 기자 2017.09.24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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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연구원 분석…지난해 고용탄성치 2010년 이후 6년 만에 최저

1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채용박람회에서 청년 구직자들이 채용 공고 게시판을 살펴보는 모습./사진=뉴시스1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채용박람회에서 청년 구직자들이 채용 공고 게시판을 살펴보는 모습./사진=뉴시스


우리 경제가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경제 성장이 고용으로 이어지지 않는 '성장-고용 간 괴리'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성장에 따른 고용창출력을 나타내는 고용탄성치는 꾸준히 하락하다 지난해 6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우리 경제를 이끌어온 제조업·수출 위주 기업의 고용창출력이 떨어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4일 발표한 '경제의 고용창출력 약화, 그 해법은?'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우리 경제는 경제활동참가율이 상승 추세를 보이는 반면 고용은 늘어나지 못해 실업률이 상승하는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 이는 노동공급이 증가하는 반면 경기 침체에 따라 기업들의 노동수요가 발맞춰 늘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보고서는 특히 일시적 경기 침체 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가 성숙되면서 경제성장 자체가 추세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2014년을 제외하고 우리 경제는 2012년 이후로 2%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더해 경제성장에 따른 고용창출력도 크게 악화됐다. 보고서가 한국은행과 통계청 자료를 이용해 산출한 결과 지난해 고용탄성치(고용증가율/경제성장률)은 0.412로 2010년(0.21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고용탄성치는 2012년 0.784로 고점을 찍은 후 2014년 한 차례 반등했던 것을 제외하면 대체로 하락 추세다.
/자료=현대경제연구원/자료=현대경제연구원
기업특성별로 보면 우리 경제의 성장을 주도해 온 제조업과 수출 위주 기업의 취업유발효과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실질 산출액 10억원 당 투입된 취업자 수를 의미하는 취업계수는 제조업의 경우 10.5명으로 전산업 17.4명에 미치지 못했다. 제조업 취업계수는 2006년 14.7명에서 지난해 10.5명까지 지난 10년간 꾸준히 하락 추세다.

반면 서비스업 취업계수는 23명, 건설업은 28명으로 전산업 취업계수보다 높아 고용창출력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서비스업과 건설업 역시 최근 취업계수가 하락 흐름을 나타냈다.


수출위주 기업의 경우 2015년 기준 매출액 10억원당 종사자 수가 1.2명으로 내수위주 기업(1.9명)에 비해 고용창출력이 낮았다. 다만 2013년 이후 매출액당 고용이 내수위주 기업은 하락세, 수출위주 기업은 상승세다.

보고서를 집필한 김수형 연구원은 "경제의 취약한 고용창출력을 회복시키기 위해 노동시스템의 개선과 경제 전반의 효율성 강화를 통해 고용창출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고용창출력이 양호한 서비스업을 육성하고 제조업의 산업 경쟁력 및 고용창출력 회복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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