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외무상 " 공격기미 보이면 선제행동...제재로 흔들리지 않아"(종합)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송정렬 특파원 2017.09.24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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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용호 북 외무상, 유엔 연설서 "참수나 군사 공격기미 보이면 가차없는 선제행동"…트럼프 '정신이상자' 등으로 비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2차 유엔총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2차 유엔총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23일(현지시간) 북한 지도부에 대한 참수나 북한에 대한 군사적 공격 기미가 보이면 가차없는 선제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한, 북한이 제재로 인해 흔들리고 태도를 바꾸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망상이라며 핵 포기 의사가 없음을 강조했다.

리 외무상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2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기조연설에서 "미국과 그 추종세력이 우리 공화국 지도부에 대한 참수나 우리 공화국에 대한 군사적 공격 기미를 보일 때는 가차없는 선제행동으로 예방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반공화국 군사행동에 가담하지 않는 다른 나라들에 대해서는 절대로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핵무기로 위협할 의사가 없다"며 덧붙였다.

사실상 미국이 군사적 행동에 나설 조짐을 보일 경우 미국과 그 우방인 한국, 일본을 상대로 먼저 핵무기 공격에 나서겠다는 위협이다.



리 외무상은 북한이 핵무력 완성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핵억제력을 보유한 것은 최후의 선택으로 취한 정정당당한 자위적 조치"라며 "얼마 전 완결단계의 하나로 대륙간탄도로켓트 장착용 수소탄 시험을 성공적으로 단행, 국가핵무력 완성의 완결단계에 들어서게 됐다"고 언급했다.

리 외무상은 "국가핵무력은 철두철미 미국의 핵위협을 끝장내고, 미국의 군사적 침공을 막기 위한 전쟁 억제력"이라며 "최종목표는 미국과 힘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 외무상은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관련 제재 결의를 통해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는 유엔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강도높게 비난했다.


리 외무상은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반항한다고 피해자에게 제재를 가하는 만고의 부정의가 호젓이 유엔의 이름으로 자행되고 있다”며 “핵실험을 훨씬 많이 진행한 다른 나라에 대해서는 하나도 문제시함이 없이 유독 북한에 대해서만 제멋대로 핵시험을 금지한다는 불법적이고 이중적인 결의를 만들어냈다"고 비난했다.

리 외무상은 아울러 국제사회의 정치적 경제적 압박에도 결코 핵을 포기하기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리 외무상은 "국가핵무력 완성의 종착점을 눈앞에 두고 있는 우리 공화국이 적대세력들의 제재가 더 악착해진다고 하여 흔들리고, 태도를 바꾸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망상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머지않아 우리 공화국에 가해진 반인륜적이고, 야만적인 제재로 인하여 나라의 평화적인 경제발전과 인민생활 향상에서 입은 피해, 무고한 여성과 아이들, 노인 등을 포함한 전체 우리 인민이 당한 피해를 반드시 계산할 날이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리 외무상은 이날 연설 초반부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과대망상과 자고자대가 겹친 정신이상자’, ‘최고통사령관’, ‘거짓말의 왕초’, ‘악의 대통령’이라고 칭하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완전 파괴’ 발언에 대한 맞대응이다.

그는 “트럼프는 상식과 정서가 온전치 못한 데로부터 우리 최고 존엄을 로켓과 결부하며 모독하려고 하였지만, 오히려 그로 하여 그는 전체 미국 땅이 우리 로켓의 방문을 더더욱 피할 수 없는, 만회할 수 없는 과오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리 외무상은 이어 “자살공격을 시작한 것은 다름 아닌 트럼프”라며 “이 공격 때문에 미국 땅의 무고한 생명이 화를 입는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트럼프의 책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취임 후 첫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국은 강력한 힘과 인내심을 갖고 있지만, 미국 스스로와 동맹국들을 방어해야 한다면 어쩔 수 없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로켓맨이 스스로와 자신의 정권에 대한 자살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다음날 이례적으로 개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트럼프가 세계의 면전에서 나와 국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모욕하며 우리 공화국을 없애겠다는 역대 가장 포악한 선전포고를 해온 이상 우리도 그의 상응한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을 신중히 고려할 것"이라고 맞불 위협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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