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지면 섭섭한 필수품, 커피 통해 짚어본 역사와 인문학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17.09.24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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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새책] '커피인문학'… 커피는 세상을 어떻게 유혹했는가?

빠지면 섭섭한 필수품, 커피 통해 짚어본 역사와 인문학


“커피 한잔하러 갈래?”

누군가와 친해지기 위해 가장 먼저 던지는 말이다.

중요한 미팅 자리에서도 다른 건 다 빠져도 커피가 없으면 섭섭하다. 자리가 잘 갖춰지지 않은 느낌이다. 첫 만남에서도 그렇다. 식사를 아무리 거창하게 했더라도 함께 커피라도 한 잔 나누지 않는다면, 서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의사표시를 전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처럼 커피는 우리의 일상에서 필수적인, 빠지면 섭섭한 존재가 됐다.

돌이켜보면 ‘커피’는 6세기쯤 인류가 이를 처음 발견했을 때부터 늘 인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였다. 그러니 커피의 역사를 짚어보면 인류의 역사는 물론이고 인문학적 성찰까지도 끄집어낼 수 있다.



에티오피아에서 처음 발견된 커피는 예멘을 거쳐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 등 이슬람 권역에서 향유됐다. 그러다가 ‘동방무역’을 활발하게 했던 이탈리아 베네치아 상인들을 통해 유럽에 전해졌다. 커피는 유럽의 ‘카페 문화’와 맞물려 대중화에 성공한다.

이후 커피는 프랑스에서 혁명을 불러일으키는 각성의 도화선으로 작용했다. 프랑스 최초의 ‘카페 르 프로코프’는 계몽사상가들의 아지트로 활용되면서 프랑스 혁명의 지적 기원이 됐다. 미국에서는 '보스턴 차 사건' 이후 영국 차 불매 운동과 함께 커피를 마시는 문화 시위가 확산되면서 커피가 식민지 시민들의 독립의지를 북돋우는 일종의 오브제로 작용하기도 했다.

조선에서도 ‘커피의 힘’이 발휘됐다. 조선 고종 황제는 커피의 힘을 일찍이 인식하고 손탁에게 정동의 땅과 한옥 한 채를 하사해 ‘손탁호텔 레스토랑’을 열도록 했다. 이곳은 외국 인사들이 조선에서 유일하게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이 되면서 조선이 나름대로의 ‘외교전’을 펼칠 수 있는 장소가 됐다.


책은 이 같이 1~2장을 통해 커피가 인류 역사에 끼친 다양한 영향을 분석한다. 어려운 얘기만 담기지는 않았다. 3장은 커피에 취미를 붙이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장이다. 4장에는 커피 산지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담겼다.

커피인문학=박영순 지음. 유사랑 그림. 인물과사상사 펴냄. 368쪽/1만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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