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카메라' 1402대 해킹, 女 나체·속옷 차림 엿봤다

머니투데이 남궁민 기자 2017.09.20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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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촬영한 영상 유포한 37명도 입건

임종철 디자이너임종철 디자이너


가정 등에 설치된 IP카메라를 해킹해 집안에 있는 여성들의 사생활을 촬영한 뒤 유포한 이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위한 혐의로 A씨(23·회사원) 등 2명을 구속하고, 범행에 가담한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9일 밝혔다.

이와 함께 불법 촬영된 영상을 입수해 인터넷에 유포한 B씨(22·학생)를 비롯한 37명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IP카메라는 인터넷과 연결돼 PC나 스마트폰으로 실시간으로 영상을 확인할 수 있는 카메라다. 최근 애완동물 관리 등의 목적으로 설치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 13명은 올 4~9월 사이에 피해자들이 집이나 매장에 설치한 IP카메라 총 7407대의 IP카메라에 부여된 IP를 알아낸 뒤 1402대의 카메라에 2354회 무단 접속했다. 이를 통해 무단 피해자들이 옷을 갈아입거나 속옷 차림인 모습을 불법 촬영했다. 이들은 '줌'기능이나 '각도 조절' 기능을 활용해 여성들의 사생활을 엿봤다.



이들이 불법 촬영한 영상은 총 1127건으로 주로 집안에서 속옷이나 나체 차림으로 활동하는 여성들의 모습이 대다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까지 피해가 확인된 여성은 35명이다.

경찰은 이들이 주로 출하 당시 설정 그대로인 보안이 허술한 IP카메라를 노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A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여성의 사생활 장면을 엿보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또 B씨 등 37명은 이 영상을 전달받아 웹하드 등을 통해 온라인에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IP카메라 사용자들은 제품 출시 당시 설정된 초기 비밀번호를 반드시 재설정해야 한다"면서 "최신 소프트웨어 상태가 유지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 및 접속 로그기록을 확인해 무단 접속 여부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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