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8월31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2021학년도 수능 개편안 관련 기자회견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이날 김부총리는 수능 개편안을 1년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2017.8.31/뉴스1](https://thumb.mt.co.kr/06/2017/09/2017091811415695183_2.jpg/dims/optimize/)
18일 교육부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에게 제출한 '수능개선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개선위는 지난해 3월31일부터 총 23차례에 걸쳐 회의를 개최했다. 논의에는 수능개선위원 11명 외에도 교육부와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관계자가 참여했으며 때때로 대학입학처장과 고교 교사,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의견을 개진했다.
당초 개선위는 수능 시안을 과목 선택 여부만으로 분류했다. 6차 개선위(2016년 7월1일) 회의록에 따르면 개선위는 시험 기본 모형으로 △공통형 △선택형 △조합형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수능개선위는 당초 선택과목 여부에 따라 수능 유형을 세 가지로 나눴다. 6차 회의록 일부.](https://thumb.mt.co.kr/06/2017/09/2017091811415695183_1.jpg/dims/optimize/)
개선위는 이 세 가지 유형을 1년 내내 논의테이블에 올려두고 논의했다. 세 가지 유형은 조금씩 변형된 채로 15차 회의(2017년 1월6일)까지 제시되고 있다. 이는 지난 8월 교육부가 제시한, 절대평가 여부에 따라 유형이 나뉜 1·2안과는 거리가 멀다.
![수능 개선위는 세 가지 유형을 올 1월까지 논의했다.](https://thumb.mt.co.kr/06/2017/09/2017091811415695183_3.jpg/dims/optimize/)
정권 교체 전까지 절대평가 전환 논의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개선위가 즉시 절대평가를 검토한 과목은 제2외국어/한문에 한정돼있다(6차 회의). 통합사회·과학의 경우 "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하겠다"는 언급 외엔 논의된 내용이 없다.
이 시각 인기 뉴스
개선위 논의 방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본격적으로 대선 레이스가 시작된 올 2월부터 바뀌기 시작했다. 갑작스레 16차 회의(2017년 2월10일)에서 '4차 혁명시대에 맞는 수능 개편 방향'을 화두로 꺼낸 개선위는 17차 회의(4월5일)부터 본격적으로 절대평가 전환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이후 회의는 수능과 관련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데 할애됐다. 대학입학처장(5월19일), 고교교사(5월31일), 학부모·시민단체(6월7일)을 각각 한 번 씩 만난 개선위는 지난 7월 마무리 회의를 가진 뒤 수능 개편시안 발표 직전인 8월에 절대평가 여부에 따른 1·2안을 결론으로 제시했다. 당초 "지난해부터 수능개선위가 준비한 사항"이라는 교육부 설명과 달리, 절대평가에 대한 논의는 정권교체를 전후로 약 넉 달 간 급하게 이뤄진 셈이다.
결국 정치적 상황에 휘말려 조급하게 준비한 수능 시안때문에 교육계 혼란만 가중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졸속 시안으로 인해 개편이 1년 유예되고 교육과정과 수능이 불일치한, 헌정 초유의사태가 벌어졌다는 것이다. 노웅래 의원은 "수능 개편안은 2015 개정교육과정이 나왔을 때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야 하는 것인데 박근혜 정부가 이를 차일피일 미룬 일"이라며 "교육백년대계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는 교육부의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대선 후보 공약 때문에 절대평가를 논의한 것은 맞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앞서 논의에서 절대평가에 대한 논의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각 당에서 공약으로 절대평가 얘기가 나온 시점부터 본격적으로 검토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언론이 "개선위가 당초 1안만 제시했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