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조세정의 실현을 목표로 하는 국회 조세개혁특위(가칭) 설치를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조세 문제는 여론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사안인 만큼 의회에서의 충분한 공론화를 통해 도출한 개선 방안을 정부에 제안하는 역할을 맡는다. 변화 요구가 높고 쟁점이 치열한 부동산 보유세, 부가가치세, 주식 양도소득세 등을 다룰 예정이다.
앞서 지난 7월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문재인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며 하반기 중 조세·재정 개혁과제에 대한 특별기구, 일명 조세재정특별위원회 설치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이 특위는 기획재정부 주도의 정부 기구 성격이 강하다. 민주당은 여당답게 민의를 폭넓게 반영할 수 있는 장치를 추가한다는 취지로 국회에 별도 특위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조세 개혁은 민주당의 총·대선 공약 사항으로 왜곡된 조세체계를 정상화, 국민적 합의에 기반한 과세 형평성 강화 등 조세정의 구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당내에 핵심국정과제 이행 TFT(태스크포스팀)을 만들며 10개 TFT 중 하나로 공정과세 TFT를 둬 조세 개혁 이행을 위한 실질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이해관계에 따른 반발과 저항이 만만치 않은 조세 개혁의 이행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여론 지지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또 정부에만 의존하지 않고 공정 과세에 대한 납세자들의 실질적인 요구가 반영될 수 있도록 국회가 적극적으로 역할을 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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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 들어 다수의 조세 제도 개선 관련 법안이 계류 중으로 여야가 모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과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은 주식 양도 소득에 대해서도 누진세율로 과세해 과세 형평성을 제고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주식 양도세의 경우 지난 19대 국회에서도 과세 대상을 대주주에서 '주식 부자'로 넓히거나 전면 과세로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된 바 있다.
증세의 가장 강력한 카드인 부가가치세와 관련해서도 세율 인상이나 지방세 비중 확대 등을 국회 특위에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회에는 김진표·김현미 민주당 의원과 박맹우 자유한국당 의원, 이찬열 자유한국당 의원 등이 부가가치세액의 지방소비세 전환 비율을 상향 조정하기 위해 발의한 부가가치세법 및 지방세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특위의 야당 참여 가능성은 전망이 불투명하지만 민주당은 야당 설득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 정부 중심으로 조세 제도 개편이 진행될 때 야당이 의견을 제시하는 데 제한적일 수 있지만 국회에 설치되는 공론장은 야당으로서도 활발한 의견 전달 창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초기 구상 단계이지만 각계각층이 참여해 합리적으로 공론을 도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국회의원들만의 논의장이 아니라 시민사회 등이 폭넓게 참여할 수 있도록 특위의 개방성을 높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