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역사 때문에?" 한국GM 노사 임협 파행, 파업 돌입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2017.09.14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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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던 통역사와 노조, 회사출입 두고 갈등, 노조서 통역사 배제 주장에 회사 거부하며 파행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사진제공=한국GM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사진제공=한국GM


한국GM 노사가 50여일만에 임급협상을 재개하려 했지만 엉뚱하게 '통역사 교체' 문제를 놓고 의견이 충돌해 파행을 빚었다. 이 회사 노조는 14일부터 18일까지 부분 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14일 한국GM에 따르면 노사는 전날 오후 카허 카젬 신임 사장 공식 취임 이후 첫 임금협상 교섭을 가지려 했으나, 노조의 '통역사 교체' 요구를 카젬 사장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협상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다.



통역사 교체 요구는 지난 7월 17일 부분 파업 과정에서 노조가 통제한 부평공장 출입문을 사장 전담 통역사가 빠져나가던 중 노조 측과 언쟁이 벌어진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노조는 파업 기간 중 파업 불참 조합원들의 출입을 통제하며 조합원들의 단결을 독려해왔다. 해당 통역사는 프리랜서로 조합원이 아니며, 당일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회사를 나서려던 중 이를 저지하는 노조원들과 갈등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통역사가 이튿날 유감 표명을 하고 이후 한동안 교섭에서 빠졌었다"며 "이번에 사측이 요구를 거부한 것은 노조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교섭시에는 유사시를 대비해 2명이 통역사들이 참석하고 있는데, 노조는 갈등을 빚은 통역사가 아닌 다른 통역사가 교섭에 자리에 앉도록 요구했다는 것.

카젬 사장은 호주 국적으로 통역 한마디한마디가 협상에서 더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카젬 사장은 노조에 "통역사 결정은 내 선택이니 차이는 문제 삼지 말고 중요한 사항에 대해 논의하자"고 밝혔다는 전언이다.

지난 7월 24일 올해 한국GM 임금협상 교섭이 결렬된 이후 50여일 만에 재개되는 것이어서 기대를 모았지만 불발된 것이다. 사측도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임협의 본질적인 쟁점이 아닌 별건으로 교섭 파행이 이뤄지면서, 상호 간 '기싸움'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카젬 사장은 공식 취임 전인 지난달 노조 사무실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는데, 노조는 지난 5일 부분파업을 벌인 바 있다.

노조는 또다시 이날부터 잔업·특근을 거부했다. 오는 18일까지(근무일) 사흘간 부분파업을 진행한다. 노조도 "이번 파업은 사측에 대한 경고성"이라고 밝히고 있다.

교섭이 재개되더라도 카젬 사장이 수익성 강화를 최우선 목표로 두고 있어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노조와 입장 조율에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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