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빠졌나…성장 목마른 탄산수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7.09.13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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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월 탄산수 시장 500억으로 지난해와 비슷…올 8월 이른 가을에 첫 '역신장' 가능성도

김 빠졌나…성장 목마른 탄산수


가파르게 성장해온 탄산수 시장의 성장이 멈췄다. 톡 쏘는 탄산이 다이어트와 미용에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무럭무럭 성장했지만 탄산의 부작용 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열기가 한층 식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올해 최초로 시장이 역성장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12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7월까지 탄산수 시장 전체 판매액은 5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01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승승장구하던 탄산수 시장 성장세가 주춤해진 것은 지난해부터다. 닐슨에 따르면 지난해 탄산수 시장 전체 규모는 856억원을 기록했다. 매해 2~3배씩 시장이 확대되던 기세가 한풀 꺾인 것이다.

김 빠졌나…성장 목마른 탄산수
탄산수 시장은 2013년 143억원 규모에서 2015년 800억원으로 날개돋힌 듯 성장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지난해 시장 규모가 16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지만 실제는 856억원으로, 전년대비 한 자릿수 성장하는데 그쳤다. 닐슨 데이터에 잡히지 않는 온라인 시장을 포함해도 지난해 전체 탄산수 시장 규모가 1000억원 안팎에 불과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올해 탄산수 시장이 역성장할 가능성도 높게 본다. 성수기 시즌인 7월 매출이 포함됐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누계 매출액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8월 상황은 더욱 안 좋다. 8월 중순부터 때이른 가을이 찾아오는 등 날씨가 지난해보다 한층 서늘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마트에서는 1~8월 탄산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7월까지만 해도 5% 빠졌던 수준에서 매출 하락폭이 더욱 커졌다. 생수 내 매출비중도 같은 기간 10.3%로 지난해(12.9%)보다 축소됐다.

탄산수 성장 시계가 멈춘 원인 중 가장 큰 요소는 건강이다. 시장 초기 탄산수는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소화와 다이어트에 뛰어난 효능이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다소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가파르게 성장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탄산수의 산성 성분이 위장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한때 인기를 끌었던 탄산수 세안법도 피부에 지나치게 자극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상황이다.

생수 대비 다소 높은 가격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외면받는 요인이 됐다. 가격이 대중화된 탄산수 제조기 보급이 늘어난 것은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다만 시장이 정체되면서 탄산수 수요는 점유율 상위업체들에 몰리는 추세다. 탄산수 시장 1위 브랜드인 롯데칠성 '트레비'는 1~7월 시장점유율이 52.4%까지 확대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48%에서 4%포인트 이상 성장했다. 트레비의 지난해 연간 점유율은 49.2%였다.

시장 2위인 코카콜라음료 '씨그램' 역시 올 들어 점유율이 23.7%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포인트 늘었다. 3위인 일화 '초정탄산수'는 10.7%로 정체 상태고, 네슬레의 '페리에'는 지난해 5.0%에서 올해 3.6%로 축소됐다. 하이트진로음료의 '토닉워터' 등 기타 브랜드는 지난해 13.8%에서 9.7%까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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