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흑석동에 단독·다가구 주택이 몰려있다. /사진=신현우 기자
#한때 2층짜리 단독주택에 살았던 60대 이모씨는 지금 하숙집 단칸방에 혼자 거주한다. 사업 실패로 집이 경매에 넘어가 부인·자녀와 떨어져 지낸다. 하지만 이씨는 '잠만자는 방'으로 이사를 고민하고 있다. 일용직조차 구하기 힘든 상황에서 40만원을 웃도는 월세가 벅차서다. 이씨는 "월세가 싼 임대주택에 들어가고 싶은데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고 하소연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계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에 편중돼 있다. 14일 '인구 고령화가 금융산업에 미치는 영향'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65~74세 실물자산(부동산 등의 비금융자산) 비중은 총자산의 83.8%로 나타났다. 미국(51%)·유로 지역(80.3%)·일본(71.7%·60대 기준) 등 주요국보다 월등히 높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소재 한 하숙집. /사진=신현우 기자
임대주택을 이용하고 싶어도 노년층의 경우 정보를 잘 접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개인 사정으로 공공기관을 기피하고 중개업소를 방문, 문의하는 사람도 있다"며 "고령층으로 갈수록 오히려 극과 극 주거환경에 놓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 소재 한 연립주택. /사진=신현우 기자
심교언 건국대학교 교수는 "우리 사회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생애주기별 문제 등을 고려, 주거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특히 장년층 주거 안정이 노년층까지 이어질 수 있게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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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노인 주택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며 "노인들을 무조건 요양원이나 실버타운에 거주하게 하는 것보다 지역 커뮤니티 안에서 내집을 수리해 안정된 삶을 지속하게 하는 한편 지역기반 복지 서비스를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