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比 주가3배↑ 미래컴퍼니, 본격성장 이제 시작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17.09.11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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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대해부]LCD, OLED용 그라인더 수요급증. 사상최대 실적에 센서·수술로봇도 순항

편집자주 [종목대해부]매일같이 수조원의 자금이 오가는 증시는 정보의 바다이기도 합니다. 정확한 정보보다는 거품을 잡아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상장기업뿐 아니라 기업공개를 앞둔 기업들을 돋보기처럼 분석해 '착시투자'를 줄여보겠습니다

미래컴퍼니는 수많은 상장기업, 특히 코스닥 시장에서 올해 투자자들의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기업으로 꼽힌다.

미래컴퍼니 주가는 2015년 초 6690원에서 지난해 초 1만600원으로 올랐다. 올 들어서도 강세가 이어져 연초 2만1000원 하던 주가가 6월 한때 8만4200원까지 치솟았고, 현재는 6만80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2년여 만에 주가가 10~13배 오른 것이다.

연초比 주가3배↑ 미래컴퍼니, 본격성장 이제 시작


미래컴퍼니 (18,080원 ▼120 -0.66%) 시가총액은 현재 5248억원인데 아직 주가가 싸다는 평가가 많다. 성장이 이제 시작이라 펀더멘탈 측면에서 부담이 없다는 것이다.



◇2년 만에 주가 13배…올해 실적 사상 최대 = 미래컴퍼니는 1984년 설립, 2005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디스플레이 장비업체다. 2000년 주력제품인 에지 그라인더(Edge Grinder)를 국내 최초로 국산화하는데 성공했고 2002년 세계 최초로 광학원리를 이용한 에지 인스펙션(Edge Inspection) 장비를 개발했다.

2005년 코스닥 IPO(기업공개) 이후 레이저 기술을 활용한 가공장비인 레이저 커터(Laser Cutter)를 개발, 업계에선 유일하게 가공·레이저·검사 기술을 통합 보유한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로 자리매김했다.



신사업 일환으로 2012년 자회사 이턴을 합병해 의료로봇사업부를 설립했고 2014년에는 센서사업부(3D 센서 카메라 모듈 사업)를 신설해 3개 사업부문 체제를 구축했다.

재무제표를 보면 미래컴퍼니의 빠른 성장속도와 함께 주가가 급등한 이유를 알 수 있다.

연도별 실적(매출액, 영업이익 순)은 △2014년 447억원, -65억원(적자) △2015년 624억원, 33억원 △2016년 804억원, 57억원이었다. 매년 매출이 40% 안팎으로 늘어났다. 올해는 상반기 매출만 1026억원, 영업이익 226억원을 기록했다.


류재연 미래컴퍼니 부사장은 "올해 실적이 증가한 것은 장비 부문의 실적 개선에 힘입은 것"이라며 "회사가 수 년 여간 준비해온 2가지 성장 전략의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컴퍼니 주력제품인 에지 그라인더는 LCD 등 패널의 바깥 면과 모서리를 균일하게 연마하는 장비인데, 이 공정을 거치면 외부에서 오는 충격에도 쉽게 깨지지 않는 효과가 있다.



당초 LCD 시장을 겨냥한 장비였는데 OLED 패널 제조공정에도 사용할 수 있고 효율이 뛰어나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한국에서 OLED 시장이 개화하고, 중국에서 차세대 LCD 및 OLED 생산을 위한 설비투자가 이뤄지면서 에지 그라인더의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또한 시장 내 다양한 모양의 패널생산을 위한 디자인 드리븐(Design-Driven) 트렌드가 최근 본격화 되면서 신규로 개발한 미래컴퍼니만의 그라인딩 장비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류 부사장은 "매출증대를 위해 수년간 장비 생산을 다변화해 에지 그라인더를 포함한 가공장비 뿐 아니라, 관련 검사장비와 레이저 가공장비 포트폴리오까지 개발했다"며 "OLED 전공정에 투입되는 검사장비를 최초로 개발해 고객사에 납품하게 됐다"고 말했다.

가공장비, 검사장비, 레이저 가공장비 기술을 모두 보유한 장비회사는 미래컴퍼니가 유일하다시피 하다. 이런 점이 알리지면서 새로운 수요가 생기고 있다.



류 부사장은 "레이저 가공장비의 경우 기존 LCD 공정뿐 아니라 OLED 후공정에 투입되는 제품도 납품을 시작했다"며 "다양한 포트폴리오에서 발생하는 시너지가 생각보다 크다"고 설명했다.

◇4차 산업혁명시대…실적 성장 추가할 센서사업 주목해야 = 주력제품인 에지 그라인더에 치우쳤던 사업비중이 점차 다른 사업부문으로 확산되는 과정인데, 신규 사업으로 추진하는 3D 센서(큐브 아이)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 실적으로의 연결을 앞두고 있다.

미래컴퍼니가 개발하는 3D 센서 모듈은 기존 방식과 다르게 ToF(Time of Flight) 방식이다. 빛이 반사돼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거리를 계산하고 사람의 동작과 사물을 인식하는 방식이다. 강점은 기존 2D 센서와 달리 사용범위가 무궁무진하다는 점이다. 더불어 최근 4차 산업혁명과 IoT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3D센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센서사업을 맡고 있는 김철훈 상무는 "큐브아이의 경우 물체의 형태를 인식하거나, 사람의 손짓 같은 동작을 해석해야 하는 어플리케이션에 광범위하게 쓰인다"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백화점이나 지하철에 들어오는 사람의 숫자를 파악해 마케팅 정보를 만들거나 로봇 청소기가 장애물을 인식하는 데도 쓰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 TV, 디스플레이 장비, 공장 자동화, 상업용 로봇, 자동차 등 활용도가 많다.

김 상무는 "지난해 말부터 초도 양산 물량이 수주되기 시작해 매출 규모가 점점 늘고 있다"며 "2개의 양산라인을 구축해 양산 체제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해외 파트너를 통해서도 시큐리티 업체, 리테일, 스크린골프업체 등에 큐브아이 납품이 진행 중이다.

김 상무는 또 "올해 초 글로벌 대기업 가전제품 개발에 큐브아이가 채택돼 양산 일정과 물량 확정을 기다리고 있다"며 "자동차와 관련된 2개의 국책과제에도 선정돼 국내 부품업체들과 양산차 적용을 위한 어플리케이션 개발에 착수했다"고 덧붙였다.

◇200여건 국내외 특허…수술로봇 '레보-아이' 곧 나온다 = 3D 센서와 함께 수술로봇 '레보-아이(Revo-i)'도 미래컴퍼니의 신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미래컴퍼니가 수술로봇분야로 눈을 돌린 건 10여 년 전이다.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해외 대학과 협약을 맺어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됐다.



수술용 로봇의 생명인 정밀도와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플랫폼 변경과 수십 차례 동물실험이 병행됐고 2007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 기술개발 사업과제에 3연속 선정되는 등 기술숙성을 거쳤다.

미래컴퍼니는 현재 200여 건에 달하는 국내외 특허 등 수출로봇 관련 원천기술도 확보한 상태다. 미래컴퍼니가 개발한 복강경 수술로봇시스템(‘Revo-i’)은 신체 내부를 볼 수 있는 초소형카메라와 로봇팔, 조종석으로 구성된다. 환자 몸에 로봇팔을 삽입하면 조종석에 앉은 의사가 3차원 영상화면을 보며 치료하는 방식이다.

로봇 조종판에는 가위 등 다양한 수술도구를 조정할 수 있는 손잡이가 붙어 있다. 실제 외과수술과 같은 방식으로 이뤄지는 셈이다. 몸을 최소한으로 절개해 부작용이 적고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의사 한 명이 수술부위를 잡아 고정한 채 절개와 치료, 봉합까지 할 수 있어 투입인원과 수술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는 장점도 있다. 기존에는 의료진 다수가 붙어야 했던 일이다.

이재선 미래컴퍼니 전무는 "2007년부터 개발한 레보-아이가 8월 초 식약처로부터 의료기기 제조허가를 받았다"며 "사업화를 하기 위한 인허가 측면에서 가장 큰 산을 넘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료용 장비의 경우 식약처의 허가 후 실제로 병원에서 사용되기까지 보험심사평가원과 관련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현재 이를 포함한 레보-아이 조기 출시준비에 매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전무는 "국내 의료진들은 로봇수술 경험, 노하우, 개발, 적응증의 확대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우선 국내 시장에서 좀 더 많은 병원과 의료진들에 레보-아이를 공급하는데 집중하고 해외시장으로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래컴퍼니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4차산업혁명 의료기기 특별위원회의 로봇 의료기기 분과 위원장을 맡아를 주도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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