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차이 6649억 티슈진, 평가는 시장이 알아서?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17.09.1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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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정밀분석]유사기업 상대가치 평가했는데...유한·셀트리온·신풍·휴메딕스 등 비교 논란도

기업가치 차이 6649억 티슈진, 평가는 시장이 알아서?


바이오기업 티슈진의 희망 공모가밴드 상단과 하단의 시가총액 차이가 6649억원에 이른다. 상장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산정한 티슈진 가치보다 20.7~53% 할인된 가격으로 희망공모가 밴드를 정한데 따른 것이다. 희망공모가 밴드가 지나치게 넓어 투자자들이 혼란을 겪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지난 8일 티슈진이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희망 공모가 범위는 1만6000~2만7000원이다. 이는 최고 공모가가 최저 공모가보다 69% 높은 것으로, 올해 상장된 기업 중 희망 공모가 밴드가 가장 넓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 범위는 9671억~1조6320억원으로 6649억원이나 차이가 난다. 예상 공모금액도 1200억~2025억원으로 825억원의 차이가 있다.

특히 티슈진의 최고가와 최저가 할인율이 32%포인트 차이가 난다. 일반적인 할인율 차이는 10~20%포인트 정도다. 희망공모가 밴드가 넓다는 것은 상장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기업 가치를 측정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방증이다.



이와 관련, 기술성 평가를 통해 상장한 앱클론의 최고와 최저 할인율 차이는 20%포인트, 올해 바이오기업 IPO(기업공개) 최대어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18%포인트였다.

티슈진은 자체 개발하고 있는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의 흥행 여부에 따라 기업가치가 결정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티슈진은 인보사에 모든 기업의 가치가 집중돼 있는 형태"라며 "여러 가지의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이나 비즈니스모델이 있는 바이오 기업에 비해 기업가치 평가가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는 "티슈진의 희망밴드가 너무 넓어 투자자들이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주관사의 가치 산정이 다소 무책임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기업가치 차이 6649억 티슈진, 평가는 시장이 알아서?
티슈진의 가치를 비교하기 위해 선정한 비교기업에 대한 논란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관사들은 사업 유사성, 재무기준 등에서 일정수준 이상을 충족하는 휴메딕스, 유한양행, 신풍제약, 셀트리온을 최종 유사회사로 선정했다. 즉 이들 기업과의 상대가치 평가를 통해 티슈진의 가치를 산정한 것이다.

그런데 이들 기업과 티슈진의 유사성은 물론, 이들 기업 간 유사성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유한양행과 신풍제약은 화학물을 기반으로 한 제약기업이며 셀트리온은 항체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위주의 바이오회사다. 휴메딕스는 히알루론산을 응용한 관절염 치료제를 판매하고 있지만 신약개발과 거리가 있다.
기업가치 차이 6649억 티슈진, 평가는 시장이 알아서?
PER(주가수익배율)도 최저(유한양행 21.4배)와 최고(셀트리온 37.2배)의 차이가 크다. 시가총액도 최저인 휴메딕스(2795억원)와 최고인 셀트리온(13조5278억원)은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그럼에도 유사회사로 꼽은 4개 회사의 평균 PER 28.6배는 티슈진 기업가치 산정에 주요한 지표로 사용됐다.


특히 주관사조차도 유사기업 선정에 대한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주관사 측은 "기업 규모 차이나 부문별 매출 비중의 상이성, 비교참고 회사 선정 기준의 임의성 등을 고려했을 때 반드시 적합한 유사회사 선정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면서 "비교평가 방법은 평가모형으로서 완전성을 보장받지 못할 수 있다"고 털어놨다.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도 의문이 제기된다. 티슈진 가치는 2023년 이 회사가 1871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올릴 것을 전제로 산정됐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미국 내 임상3상 시험은 내년에 시작되며, 이후 상업화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와 관련 주관사 측은 "이 가치는 경기변동이나 산업의 위험 등은 반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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