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코스피, 학습효과 vs 불안감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진경진 기자 2017.08.2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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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 1.58% 급락 후 낙폭 축소 "기업이익 견조... 2300대 이탈 없을 것"

코스피 시장이 29일 다시 살아난 북한 리스크에 출렁였다. 북한이 이날 새벽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탄도 미사일 1발을 발사한 가운데 코스피 시장은 학습효과와 불안감 사이를 오가며 위축된 투자심리를 고스란히 노출했다.

[내일의전략]코스피, 학습효과 vs 불안감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에 전일대비 0.59% 하락 개장한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의 현선물 순매도 속에 낙폭을 강화, 오전 11시8분께에는 1.58% 떨어져 2332.85까지 밀렸다. 그러나 개인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외국인이 지수선물 시장에서 매도 규모를 축소하면서 코스피 지수는 5.56포인트(0.23%) 내린 2364.74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6.30원(0.56%) 상승한 1126.40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64,200원 ▼500 -0.77%)SK하이닉스 (183,800원 ▲2,900 +1.60%)가 장중 1% 떨어졌으나 낙폭을 줄여 각각 0.04%, 0.44% 하락, 장을 마쳤다.

◇"학습효과 vs 불안감, 코스피 2300 하회 없다"=이날 투자자들의 시각은 엇갈렸다. 북한이 앞서 공헌한대로 ‘괌 타격 능력’을 과시하면서 추가 도발 가능성을 제기하자 이번에는 다를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장 초반 시장을 지배했다. 그러나 과거 북한 리스크가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제한적이었다는 점에서 관망심리도 상당했다. 실제로 이날 코스피 시장 거래량은 2억1520만주로 최근 6거래일새 가장 적었다.



시장 불안감을 자아내는 가장 큰 원인은 다름아닌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 이후 1조3300억원을 순매도하며 코스피 조정에 불을 지폈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2633억원 순매도했다.

다만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기는 했으나 북한 리스크가 한국 시장의 펀더멘털을 크게 흔들었다기 보다는 선진국 통화정책 정상화 부담과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 IT(정보기술) 차익실현 등이 북한 리스크를 만나며 조정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 자산운용 부사장(CIO, 최고투자책임자)은 “단기 부정적 요인임은 부정할 수 없으나 올해 코스피 지수가 연초대비 20% 가량 급등해 조정의 빌미가 필요한 상황에서 북한 리스크가 촉매제 역할을 한 것”이라며 “전쟁에 두려움이 있는 외국인이 매도에 나서면서 지수가 횡보하거나 더 낮은 바닥을 확인할 수 있겠지만 국내 주식이 크게 비싼 상황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북한이 협상 전략을 확보하기 위해 머지않아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정상각 발사, 6차 핵실험 등 추가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북한 리스크가 이처럼 장기화된다면 코스피 지수가 일시적으로 2300선을 하회할 수 있으나 글로벌 경기나 수출 호조, 한국 기업들의 이익 기조 등으로 판단할 때 추세적으로 2300선을 밑돌기는 쉽지 않다는 진단이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 입장에서 불확실성 확대에 차익실현으로 대응했으나 지수 낙폭이나 원/달러 환율 상승폭이 제한적이었다는 점에서 외국인 전체의 투자심리 위축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북한 리스크에 따른 시장 피로도가 상당하나 글로벌 경기나 기업들의 이익 수준 등으로 판단할 때 코스피 12개월 예상 PBR(주가순자산비율)은 240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北 리스크 현재진행형"=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율 하락 만회와 중국 무역 압박을 위해 북한 리스크를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은 북한의 추가 도발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 또 북한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가 실질적으로 국내 면세점 화장품 자동차 엔터 등에 실질적인 피해를 입히는 등 북한 리스크가 예전과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이승준 삼성액티브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CIO)는 “최근 북한 리스크가 최악을 넘어섰다고 여겼는데 이날 미사일 발사로 북한 리스크가 현재 진행형이라는 사실이 증명됐다”며 “상황이 더 나빠진다 해도 국내 자금 유입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코스피 지수가 2300을 밑돌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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