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없이 여행가볼까?"…제주 대중교통 개편 5일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17.08.30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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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지 순환·급행버스 호응 높아, 환승 등 불편 지적도…도 "불편사항 접수해 개선"

제주지역 대중교통체계 개편이 26일 시행된 가운데 오전 8시께 제주시청 버스정류소 앞에서 한 시민이 버스 타는 법을 몰라서 버스운전기사에게 목적지가 맞는지 질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제주지역 대중교통체계 개편이 26일 시행된 가운데 오전 8시께 제주시청 버스정류소 앞에서 한 시민이 버스 타는 법을 몰라서 버스운전기사에게 목적지가 맞는지 질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주특별자치도가 고질적인 교통난을 잡는 한편 도내 관광객의 이동편의성 증진 등을 위해 대중교통체계를 전면적으로 개편했다. 개편 시행 초기, 기대감이 높아지는 한편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26일 제주도는 대중교통 버스 체계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제주 도정은 도민들이 자가용을 놔두고, 관광객들 역시 더 이상 렌터카를 이용할 필요가 없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버스 운행을 시작했다.



다음 카카오맵. A씨가 거주하고 있는 성산읍에서 제주공항까지 버스로 한번에 갈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 다음 카카오맵, 제주버스정보  등을 이용해 편리한 버스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사진=다음 카카오 캡처.다음 카카오맵. A씨가 거주하고 있는 성산읍에서 제주공항까지 버스로 한번에 갈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 다음 카카오맵, 제주버스정보 등을 이용해 편리한 버스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사진=다음 카카오 캡처.
개편 5일차인 30일, 많은 이들은 바뀐 버스에 대한 만족과 기대감을 드러냈다. 여러모로 편리해졌다는 것이다.

제주 성산읍에 거주하는 A씨는 “앞으로 공항을 쉽게 갈 수 있다는 점이 제일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에는 콜택시를 타거나 버스를 타고 이동하다가 다시 택시로 갈아탔는데, 비용도 2만~3만원 이상 들었고 시간도 많이 들었다”면서 “이제는 '급행 버스'를 타고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는 데다가 요금도 4000원에 불과해 앞으로 자주 이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27~29일 렌터카 없이 버스 대중교통만 이용해 제주 여행을 다녀왔다는 대학생 김모씨는 “서귀포시 표선면에 위치한 숙소에서 5분 거리에 버스 정류장이 있었는데, 좋은 카페나 식당이 보이면 버스에서 내려 음식을 즐겼다"면서 "환승 1번 정도에 여러 유명 관광지도 다니고 즐거웠다. 서울에서 대중교통 이용할 때와 비슷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설록 티뮤지엄, 소인국 테마파크 등 웬만한 관광지를 다 도는 810, 820번 등 관광지 순환버스가 있는 점도 좋았다"고 덧붙였다.

숙박업소 등도 대중교통을 이용해 숙소를 찾을 손님 맞이에 분주해졌다. 제주시의 한 면사무소 주변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 주인 B씨는 얼마 전 홈페이지를 새로 단장했다. 그는 “숙소가 외진 곳에 있어 그동안 손님들은 모두 렌터카만 타고 오셨는데, 이제 공항에서 숙소 주변까지 직통 급행버스가 생겨 앞으로는 많은 손님이 버스를 타고 오실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버스 개편에 대해 실망 섞인 목소리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서귀포시 서귀동에서 호스텔을 운영하는 C씨는 “솔직히 아직 불편한 게 더 많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서귀포에서 협재까지 갈 때 한 번만 갈아타면 됐는데, 이제는 두 차례나 환승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급행버스는 많지만 이게 모든 구간에서 서지 않다보니 중간에 갈아타야하므로 오히려 가고 싶은 곳을 갈 때 더 힘들어진 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제주도민 D씨는 “제일 이상한 점은 버스 노선을 분리한 점이다. 1번 버스가 있었다고 치면 이걸 1-a, 1-b로 나눠버리니 이용시 매우 헷갈린다”고 말했다. 또 “정류소에 안내원들이 있긴 하지만 언제까지 있을 수만은 없고 애플리케이션 등을 다운 받아서 이용하라는데 어르신들에게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제주지역 대중교통체계 개편이 26일 시행된 가운데 오전 8시께 제주시청 버스정류소 앞에서 시민들이 버스 타는 법을 몰라 안내요원에게 여러 질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제주지역 대중교통체계 개편이 26일 시행된 가운데 오전 8시께 제주시청 버스정류소 앞에서 시민들이 버스 타는 법을 몰라 안내요원에게 여러 질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외에도 트위터 등 온라인상에는 ‘우리 집 앞 3분 거리였던 버스정류장이 15분 거리 먼 곳으로 옮겨졌다’거나 ‘20분마다 왔던 버스가 이제는 50분을 기다려도 안 온다’ 등 성토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페이스북에 ‘불편해요!! 제주도버스개편’이라는 이름의 페이지도 만들어져 회원 약 100여명이 불편사항 등을 공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도는 대중교통 불편신고를 전담할 '불편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종합상황실을 26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보름간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제주 120콜센터에 전문 상담사를 배치해 노선 및 시간표 문의와 최단 거리 노선 등을 안내하는 한편 적극적으로 불편사항을 접수해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30년 만에 대중교통체계 개편이 이뤄진 후 첫 출근 및 등굣길을 맞은 28일 오전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제주제일고등학교 앞 버스정류장에서 주민들과 대중교통 개편사항에 대해 설명한 뒤 의견을 듣고 있다 /사진=뉴스130년 만에 대중교통체계 개편이 이뤄진 후 첫 출근 및 등굣길을 맞은 28일 오전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제주제일고등학교 앞 버스정류장에서 주민들과 대중교통 개편사항에 대해 설명한 뒤 의견을 듣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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