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카드사용 늘지만 속타는 카드사…대납 언제까지

머니투데이 송학주 기자 2017.08.24 18:54
글자크기

올 상반기 비자 해외결제수수료 인상분만 50억원 추산

해외 카드사용 늘지만 속타는 카드사…대납 언제까지


카드 해외 사용액이 늘어나면서 카드사들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비자카드와 유니온페이(은련카드)가 각각 올초와 지난해말 해외결제수수료를 인상했는데 반년이 지나도록 인상분을 카드사가 소비자 대신 부담하고 있어서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내국인이 해외에서 카드로 결제한 금액은 41억8300만달러(약 4조7200억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에 40억2300만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40억달러를 돌파한 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역대 최대 규모인 82억600만달러가 해외에서 결제됐다.



문제는 비자카드가 올 1월부터 해외결제수수료를 1.0%에서 1.1%로 인상하고 유니온페이가 0.6%였던 해외결제수수료를 마케팅차원에서 받지 않고 있다가 지난해 12월부터 0.2%포인트 인상한 0.8%씩 받고 있는데 카드사가 이를 소비자 대신 부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따라 카드사들은 올 상반기에만 50억원 가량의 해외결제수수료를 소비자 대신 부담한 것으로 추산된다. 올 상반기 국내 카드의 해외이용실적 82억600만달러에 지난해 해외이용실적 중 비자카드가 차지하는 비중 54%와 비자카드의 해외결제수수료 인상분(0.1%)을 곱해 나온 수치다. 유니온페이는 해외이용실적이 적어 부담은 크지 않지만 카드사가 0.8%의 해외결제수수료 모두를 부담하고 있다.



카드사는 고객이 부담하는 수수료 인상에 대해선 한달 전에 약관 개정이나 회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통보해야 하는데 여론과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다 일단 인상분을 대납하기로 했다. 게다가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수수료 인상을 통보했다며 비자카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 상태라 고객에게 수수료 인상분을 부담시키면 비자카드의 인상 결정을 수용하는 것으로 비칠 수도 있다.

하지만 대납 기간이 길어지고 카드의 해외이용실적이 늘어 부담액이 증가하자 언제까지 수수료 인상분을 대납해야 하는지 고민이 커지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금리 상승 등으로 인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어 고객의 수수료까지 대신 부담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올 상반기에만 10억원 가량을 해외결제수수료 인상분 대납에 썼다”며 “결국 인상분을 소비자 부담으로 넘겨야 하는데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처럼 자칫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 있어 카드사끼리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