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위기 기업, 떠나는 투자자…韓-中 쌍방향 투심악화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2017.08.2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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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투자자, 국내증시서 최근 1년간 1조4000억원 순매도…중국원양자원 상장폐지 위기

증시에서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여파가 장기화 되고 있다. 사드 등 외교 문제로 한중 관계가 냉각되면서 '차이나머니'가 국내 증시를 빠져나가고 있다.

최근 1년간 중국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약 1조4000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들의 주가는 평균 31% 하락했다. 1년 전보다 주가가 오른 종목은 단 한 개도 없었다.



상폐위기 기업, 떠나는 투자자…韓-中 쌍방향 투심악화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중국 투자자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1년간 1조3840억원을 순매도했다. 월별로 보면 올해 1월 380억원을 순매수한 것을 제외하고 11개월 모두 순매도했다.

국내 상장된 중국기업의 투자심리도 악화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코스닥에 상장된 중국기업은 총 16개다. 올해 초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한 웨이포트가 이달 증시를 떠났고 컬러레이홀딩스가 지난 10일 상장해 자리를 채웠다. 컬러레이는 최근 불거진 '차이나리스크' 탓에 상장 2주 만에 주가가 공모가 대비 14.5% 하락했다.



중국 상장기업 16개사의 1년 전대비 평균 주가 등락률은 -31.1%로 집계됐다. 상장한 지 1년이 넘지 않은 컬러레이와 오가닉티코스메틱, GRT, 골든센츄리, 헝셩그룹은 상장일을 기준으로 분석했다. 16개사 모두 1년 전보다 주가가 하락했으며, 주가 하락률이 40%를 넘는 종목도 5개에 달했다.

중국원양자원 (63원 ▼12 -16.0%)완리 (21원 ▼14 -40.0%)는 회계문제로 퇴출 위기에 몰렸다. 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 '의견거절'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서다. 중국원양자원은 지난 22일, 완리는 23일 각각 개선계획 이행 여부에 대한 심의 요청서를 제출했다. 거래소는 제출일로부터 15일 안에 상장공시위원회를 열고 상장폐지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중국원양자원의 상장폐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완리는 재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의견 '한정'이 나와 상장폐지까지 가진 않을 것 같다"면서 "중국원양자원은 재감사에서도 '의견거절'이 나왔기 때문에 상장폐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회계문제 등으로 상장폐지된 중국기업은 8개에 달한다. 잊을만하면 불거지는 중국기업의 회계 불투명성에 투자자 불신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차이나리스크'와 '셀코리아' 등 쌍방향 투심 악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한중 관계가 냉각되면서 금융마찰로 이어져 중국자금이 일부 철수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중국 입장에서도 한국시장은 투자 매력이 높기 때문에 한중관계 개선 시점이 오면 투자 수요가 다시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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