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기업인수목적주식회사(스팩) 만기일을 앞두고 마땅한 합병 대상 기업을 찾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스팩은 상장폐지가 되더라도 공모자금을 되돌려주지만 아예 손해가 없는 것은 아니다. 증권사 등 발기주주로 참여한 투자자들은 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출한 영업비용, 회계감사비, 상근 임원 인건비 등을 비용으로 제외한 나머지 투자액만 돌려받는다. 또 합병 이전 스팩의 경우라도 주가 변동성이 있기 때문에 주가 상승시기에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라면 원금 대비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올해 스팩합병 상장은 이노인스트루먼트(엔에이치스팩5호), 토박스코리아(대우SBI스팩1호), 넷게임즈(엔에이치스팩9호) 등 11건이 진행됐으며 디딤, 알에프에이치아이씨, 글로벌택스프리, 세화피앤씨, 켐트로스, 휴마시스 등이 거래소의 심사 승인을 받아 합병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는 2015년 13개, 2016년 12개를 앞선 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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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예년보다 스팩 합병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합병 대상 기업을 찾지 못한 채 만기를 앞둔 스팩도 그만큼 많다. 현재 코스닥에 상장된 스팩은 총 59개로 이 중 34개가 2014년~2015년 사이 상장된 스팩이다. 또 저금리 기조로 공모시장에 조 단위 자금이 풀리면서 하반기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 상당수가 일반 공모 상장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이 때문에 만기에 가까운 스팩을 보유한 증권사들이 급하게 합병 절차를 밟다가 거래소 심사에서 떨어지는 경우도 올해 4건이나 발생했다. 에이비온(엔에이치스팩8호), 한국금거래소쓰리엠(케이티비스팩1호), SGA시스템즈(에스케이제3호스팩), 줌인터넷(골든브릿지제3호스팩) 등 미승인 결과를 받아든 스팩은 모두 2014~2015년 상장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만기에 다다른 스팩을 청산할 경우 증권사 역시 원금에 가까운 투자액을 되돌려 받지만 이미 내부적으로 잡아놓은 평가액에 비해선 적은 액수를 되돌려 받기 때문에 사실상 손실이 발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