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단 "北선제타격 해법 아냐…트럼프 화법, 문제해결 방해"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17.08.22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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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대화가 유일한 길, 中 대북 원유공급 중단해야"…文대통령과 개성공단 재개도 논의

방한 중인 미 의회 대표단 단장인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 에드워드 마키 의원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방한 중인 미 의회 대표단 단장인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 에드워드 마키 의원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미국 상하원 의원들은 22일 대북 선제타격 등 군사옵션은 북한의 핵문제의 해법이 될 수 없으며 대화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이들은 북한에 더욱 강한 경제적 제재를 가해 대화테이블로 이끄는 데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으며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화법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한국을 방문한 미국 상하원 의원 대표단은 이날 서울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이 밝혔다. 대표단은 에드워드 마키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 소위원회 민주당 간사를 단장으로 제프 머클리 상원위원, 크리스 밴 홀런 상원의원, 캐롤라인 맬로니 하원의원, 앤 와그너 하원의원으로 구성됐다.



마키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과 어제 1시간 넘게 만난 뒤 제가 내린 결론은 한반도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선 과감하고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고 한국·일본과의 협력이 절실하다는 것"이라며 "미국은 동맹국들과 빈틈없는 협력과 공조를 통해 북한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선제적 타격은 절대 북핵문제의 해법이 될 수 없고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킨다"며 "북한과 대화한다는 것은 양보하는 게 아니고 한반도 비핵화의 유일한 길이다. 서울이란 아름다운 도시에 머물며 또다른 한국전쟁을 막기 위해 무엇이든 하리라 다시 한번 다짐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미 의회단은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 발언 등 호전적이고 과장된 화법이 문제해결을 더욱 어렵게 한다고 비판했다.

마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그런 발언들은 생산적이지 않고 지역내 긴장을 고조시켜 문제해결을 방해한다고 생각한다"며 "또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여러 다른 목소리를 내놓으면서 외교, 경제, 군사적 해법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 최고 군사령관으로서 미국의 힘을 대변하는 방식으로 얘기해야 하며 한반도에서 인류 역사상 최악의 전쟁이 벌어졌다는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수의 미국인들은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은 한반도에 재앙을 불러올 것이며 수천만 사람들이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 에드워드 마키 단장(가운데)을 비롯한 대표단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 에드워드 마키 단장(가운데)을 비롯한 대표단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와그너 의원도 "문재인 대통령도 그점(전쟁불가론)을 명백히 했다"며 "일본과 한국에서 저희가 만난 미 태평양사령부의 군관계자나 틸러슨 국무장관이 말했듯 우린 언제든 전쟁에 임할 준비가 돼있지만 전쟁을 준비하고 있진 않다"고 강조했다.

마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어떤 대통령이든 먼저 핵무기 공격을 받지 않으면 핵무기로 (선제)공격을 못하게 하는 법안을 만들고자 상하원 의원들과 논의 중"이라며 "미국 대통령이 핵전쟁을 시작하려면 상하원의 동의와 표결이 있어야 하며 그런 장치와 법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대북 경제제재에서의 중국의 역할을 촉구하는 동시에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마키 의원은 "북한에 경제압박을 가하는 데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북한으로 향하는 원유공급을 중단시켜야 한다. 이것만이 북한이 올바른 결정을 내리도록 할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또 "현존하는 대북제재는 허점이 많다. 암시장이 발생하고 북한이 제재를 회피할 전략을 세우기 쉽다"며 "미국에 돌아가면 북한과 경제적 관계를 유지하는 중국 등 국가들을 제재하는 법안을 만들고 중국 접경지역 방문을 통해 북중 무역의 성격을 면밀히 검토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한국에 사드배치 관련 경제보복을 이어가고 있고 한편으론 북한에 원유공급을 계속해 국제제재에 반대하고 있다"며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국이 북한의 핵 동결과 비핵화를 위해 강력한 경제제재를 가하면 사드는 불필요해질 수도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사드배치를 완료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날 대화에서 개성공단 재개를 논의했다는 사실도 전했다.

맬로니 의원은 "우린 탈북자를 통해 북한 주민이 겪는 고통에 대해 들었다"며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그의 대북 인도주의적 정책이나 대화, 개성공단 재개 노력에 지지를 표했다"고 말했다.

그는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주민들이 남한처럼 일하고 근로를 통해 월급을 받는 시스템과 기회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얘기했다"며 "문 대통령이 인권변호사였기 때문에 인도주의적으로 북한 주민을 도울 방안을 얘기하다 언급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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