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블룸버그
베조스는 사업을 해나가는 과정에서도 과감했다. 그는 “소심한 투자 결정보다는 담대한 투자 결정을 내려 시장의 선두주자로서 선점우위를 얻을 가능성을 높이겠다”고 생각했다. 이 과정에서 실패한 투자가 수도 없이 많았지만 그는 실패한 투자에서도 소중한 교훈을 얻었다고 생각하며 연연하지 않았다.
인터넷 초창기에 다른 인터넷서점과 달리 편집자와 작가를 뽑아 고객들에게 좋은 책을 추천해주는 글을 쓰게 한 것도 고객 가치를 위해서였다. 지금은 책 추천 업무를 인공지능(AI)이 담당한다. 베조스는 고객들의 전화대기 시간을 1분 이내로 줄이겠다고 발표한 뒤 직접 고객센터로 전화해 대기시간을 재고 고객들의 불만 이메일을 직접 받기도 하면서 고객 만족과 관련한 일은 세세하고 꼼꼼하게 챙긴다.
베조스는 고객이 느끼는 가치를 위해서라면 돈을 아끼지 않았고 이 결과 아마존은 장기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이 덕분에 아마존은 닷컴버블의 붕괴 속에서도 살아남았다. 크리스마스 시즌 때처럼 인기상품이 조기 소진되고 배송이 늦어지는 시기에도 아마존처럼 원하는 물건을 적기에 보내주는 업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적절한 자금조달이 있었기에 파산하지 않을 수 있었지만 더 싸고 더 편하고 더 나아가 내 마음을 나보다 더 잘 알고 상품을 추천해주는 아마존의 마력에 빠져드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아마존은 적자 행진 속에서도 가치가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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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냉정하다. 창업에 성공한 사업가 중에 ‘착하다’는 평가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베조스는 분명 직원들에게 ‘착한’ CEO가 아니었다. 초기 사무실 부근 주차비가 너무 비싸 직원들에게 버스비를 보조해주자는 아이디어가 나오자 베조스는 직원들이 버스 막차 시간까지만 일할 수 있다며 거절했다. 투자는 과감하게 했지만 사내 비용은 인색하리 만큼 아껴 배송센터에 난방과 냉방도 잘하지 않았다. 아마존은 가혹할 정도의 업무로 악명 높아 수많은 직원이 가정에 충실하고 싶다며 떠났다. 물론 지금은 직원 복지가 상당 수준 개선됐다. 베조스는 경쟁업체에도 냉혹해 신발 쇼핑몰인 자포스닷컴과 기저귀 쇼핑몰인 다이퍼스닷컴이 회사 매각을 거부하자 똑같은 제품을 수억달러씩 손해를 보며 낮은 가격에 팔아 결국 두 회사가 손들고 아마존 품에 안기게 만들었다.
더불어 아마존에서 10년이란 오랜 기간 동안 일하며 엔지니어들을 이끌었던 릭 달젤은 베조스의 장점으로 진실을 포용할 줄 안다는 점과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점을 들었다. 의사 결정을 할 때 많은 사람들이 두려움에 진실을 외면하는 경우가 있지만 베조스는 끝까지 진실을 고수하며 기존 관행이나 관습 따윈 무시하고 물리학 법칙을 제외한 모든 것을 협상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