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편의점, 온라인몰까지…"계란 안팝니다"=15일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3사는 국내산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돼 일제히 계란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마트 관계자는 "정부의 국산 계란 전수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판매를 잠정 중단키로 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손쉽게 식품을 구매하는 근린상점인 편의점들도 일제히 계란취급 제품 판매를 중단키로 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 관계자는 "취급하고 있는 모든 생란, 가공란 및 국내산 계란을 원재료 사용하는 간편식에 대해 발주 및 판매를 중단 조치했다"며 "국민 안전 및 불안감을 고려한 조치"라고 말했다.
살충제 계란 파문이 닥친 15일 오전 서울의 한 대형마트 신선란 코너 앞. 판매대의 계란이 모두 치워진 상태다. /사진=이동우 기자
이날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 계란을 사러 방문한 신옥자씨(58)는 판매 중단에 빈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신씨는 "서민들이 가장 가깝게 찾을 수 있는 음식이 계란인데 이렇게 먹는 것이 불안해 지면 어떻게 하냐"며 "아기가 있어서 먹는 것에 몹시 민감해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구매가 여의치 않아 불편함을 느끼는 시민들도 있다. 윤모씨(45)는 "서민들이 손쉽게 단백질 보충할 수 있는 식품이 계란인데 못 먹게 돼 당혹스럽다"며 "정부는 대안도 없이 이렇게 무작정 다 빼버리면 어떻게 하자는 건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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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의 불안감이 고조되며 유통업체를 방문해 최근 구매한 계란 상품 환불을 요청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롯데마트, 이마트 등 마트업계는 현재 기존 방침에 따라 섭취하지 않은 제품을 영수증과 함께 가져오면 환불을 진행하고 있지만 추가적인 환불 대응책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하루 판매되는 계란은 총 100만알, 3만3000여판 수준이다. 금액으로 따지면 일평균 2억5000여만원, 한달이면 75억원에 달한다. 정부 조사결과 추가적인 문제사례가 발생하거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유통기업들의 손실도 무시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계란이 사용되는 식품의 종류가 워낙 광범위해 걱정이 크다"며 "사실상 라면, 빵, 과자류에도 모두 계란이 들어간 것인데 우선 생란, 가공란, 즉석식품 등을 중심으로 판매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조사결과 추가적인 문제가 발견되면 식품, 요식업계는 물론 유통기업들의 손해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국내 친환경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일제 잔류농약 검사를 실시하던 중 경기도 남양주·광주의 2개 산란계 농가에서 살충제 '피프로닐''비펜트린' 성분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고 15일 밝혔다. 이에 정부는 이날 0시부터 전국의 3000마리 규모 이상의 농가에서 생산되는 모든 계란의 출하를 중단시키고 3일 이내 계란 농가들을 대상으로 전수 검사를 실시해 합격한 농가의 계란만 출하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