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원자재값에 풀 죽은 제지업계

머니투데이 신아름 기자 2017.08.1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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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프가격 1년새 22.2% 뛰어 원가부담 가중...한솔제지·무림페이퍼등 일제히 수익성 악화

치솟는 원자재값에 풀 죽은 제지업계


국내 제지업체들의 올 상반기 실적이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특히 펄프, OCC(폐골판지) 등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생산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모습이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제지업계 1위 한솔제지 (2,710원 ▲20 +0.74%)는 상반기 매출액(이하 연결기준)이 83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74억원으로 같은 기간 32.5% 감소했다.



2위 기업인 무림페이퍼 (2,260원 ▲25 +1.12%)도 외형과 수익 모두 악화했다. 상반기 매출액은 4925억원, 영업이익은 28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8.8%, 14.5% 감소했다. 한국제지 (19,300원 ▲150 +0.8%) 역시 상반기 매출액은 39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5억원으로 같은 기간 13.5% 줄었다.

이같은 상황은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것으로 알려진 골판지업체들도 마찬가지다. 대양제지 (5,300원 ▼20 -0.38%)는 상반기 영업이익이 521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2.7% 감소했고 아세아제지 (8,410원 ▼50 -0.59%)는 영업손실 24억원으로 적자로 전환했다. 태림포장 (2,530원 ▼15 -0.59%)도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0.9% 줄어든 19억원에 그쳤다.



제지업체들이 지종을 막론하고 수익성이 일제히 악화한 이유는 원자재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생산원가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국제 펄프가격(활엽수 표백화학펄프 기준)은 올 1월 톤당 605달러에서 2월 635달러, 3월 665달러, 4월 685달러로 꾸준히 오른 뒤 5월 715달러로 700달러선을 돌파했고 6월까지 이 가격을 유지했다. 지난해 6월 585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1년새 22.2%나 오른 것이다. 펄프와 함께 제지의 주요 원자재로 쓰이는 국내 OCC 역시 지난해말 ㎏당 208원에서 올 6월 247원으로 18.8% 상승했다.

관건은 하반기에도 이같은 펄프가격 오름세가 지속되느냐다. 전문가들은 최근 인도네시아의 아시아펄프페이퍼그룹이 연산 200만톤 수준의 신규 증설을 완료하며 펄프 가동률이 높아진 만큼 4분기부터는 펄프가격이 점차 안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제 펄프가격이 하반기부터는 하향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국내 제지업체들의 수익성도 차츰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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