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익실현·지정학적 리스크, 亞 떠나는 외국인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2017.08.12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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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만 순매도 커, 北 리스크 < IT 차익실현…"8월까진 차익실현 매물 이어질 듯"

차익실현·지정학적 리스크, 亞 떠나는 외국인


올 상반기까지 한국과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주요국가 주식을 사들이던 외국인들이 지난달부터 아시아를 떠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단기간 급등한 증시에서 차익실현을 위해 외국인이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미국과 북한간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매도를 키웠다는 평가다.

11일 미국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올 상반기까지 아시아 주요증시(한국·대만·인도·태국·인도네시아·필리핀·베트남)에서 순매수하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7월부터 순매도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7개국 증시에서 지난달 8억1700만달러(약 9300억원)를, 이달 10일까지는 12억5800만달러(약 1조4400억원)를 팔아치웠다.



이달 들어선 특히 한국과 대만 증시에서 자금이탈이 거셌다. 외국인은 8월1~10일 동안 한국에서 7만9100만 달러(약 9000억원), 대만에서 3억700만 달러(약 3500억원)을 순매도했다. 태국과 인도네시아에서도 순매도를 기록했고, 인도와 베트남, 필리핀에선 순매수 금액이 지난달보다 줄었다.

외국인 매물 폭탄으로 한국 코스피 지수뿐만 아니라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증시도 동반 약세다. 마켓워치와 ABC뉴스 등 주요 외신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한 대북 발언과 북한의 맞대응으로 아시아 증시가 하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들어 지수가 급등한 아시아 증시에서 외국인이 차익실현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주가 상승률이 높았던 IT 대형주에 자금이탈이 집중됐고 한국과 대만 증시의 타격이 컸다는 설명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실 팀장은 "코스피 지수가 6개월 만에 25% 올랐고, 다른 아시아국가들도 강세를 보였다"며 "단기급등에 환율 부담을 고려해 보유 주식을 차익 실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가 상승 폭이 컸던 IT주를 중심으로 매도가 집중돼, IT 비중이 높은 한국, 대만에서 매도 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업계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를 키웠지만 근본적으로는 차익실현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외국인 매도가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된 8월이 아니라 7월부터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과 북한의 갈등이 고조될 경우 아시아 증시에 매도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외국인 차익실현은 8월까지 지속 되다 9월부터는 다시 매수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도 있다. 김 팀장은 "과거 경험상 외국인 차익실현은 2~3달 정도 지속됐다"며 "이달까지는 매도 물량이 이어지겠고, 유로화 강세가 둔화되는 9월부터는 다시 매수로 전환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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