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의 핵전쟁 가능성을 경고한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5일자 표지/사진=이코노미스트 웹사이트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이 같은 반응이 과도한 수준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실제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지수와 S&P500지수 낙폭은 이날 0.5%도 안 됐고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는 올 들어 16% 이상 떨어진 상태다.
변동성지수(VIX) 추이/자료: 블룸버그
4730억 달러(약 539조 원)를 운용하는 영국 자산운용사 컬럼비아스레드니들은 최신 보고서에서 금융시장에서 뉴스 머리기사에 감정적인 반응을 자제하려면 ①'슈퍼파워'(강대국)가 관련돼 있는가 ②유가에 리스크(위험)가 있는가 ③글로벌 금융시스템에 리스크가 있는가 등 3개의 질문을 스스로 던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3개의 질문에 모두 '그렇다'고 답한다면 자산가격에 장기적인 충격이 미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냥 지나가는 이벤트일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CNBC는 외교적 해결 가능성이 남아 있고 북한이 핵 미사일 발사 능력을 입증한 게 아니기 때문에 북한 문제는 아직 시장을 위협할 정도가 아니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긴축, 미국 연방정부 예산과 채무한도 증액 여부를 둘러싼 미국 의회의 갈등이 오히려 금융시장에 더 큰 악재가 될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라고 전했다.
피터 부크바 린제이그룹 수석 시장전략가는 8월 말부터 올 가을까지 시장에서 정량화할 수 있는 위험은 북한 요인은 북한이 아니라 FRB와 ECB의 통화긴축 관련 행보라고 지적했다. 시장의 관심이 북한보다 두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향방에 더 쏠려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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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오는 24~26일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리는 '잭슨홀 미팅'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드라기의 입에서 ECB의 통화긴축 행보에 대한 힌트가 나올지 주목된다.
FRB는 다음 달 19~20일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자산 축소 행보에 시동을 걸 전망이다. 양적완화(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및 중단, 금리인상에 이어 양적완화로 모은 자산을 축소하는 양적긴축까지 나서면 통화긴축 강도가 더 세지는 셈이다.
미국 의회가 교착상태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다음 달에는 미국에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고조될 수도 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의회가 9월29일까지 채무한도를 늘리지 않으면 10월에 디폴트 사태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의회가 회계연도가 끝나는 다음달 말까지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연방정부 폐쇄(셧다운)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