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코르테마데라에 위치한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판매매장. 내연기관 중심의 기존 완성차업체들은 전기차 부상 등으로 최근 성장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 /AFPBBNews=뉴스1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현지시간) "자동차가 바퀴 달린 스마트폰처럼 진화하면서 개인들이 차량을 소유하기보다 공유하기 시작했다"면서 "글로벌 자동차업계 힘의 균형도 제너럴모터스(GM)·포드·혼다 등 완성차업체에서 자동차부품회사들로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자동차부품업체들은 전기차 확대에 큰 충격을 받지 않는다. 전기차든 자율주행차 등 모든 자동차는 공통으로 브레이크와 창문, 타이어 등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은 자본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GM은 지난해 사상 최초로 1000만 대 판매를 달성했으며 영업이익도 94억 달러(약 10조6690억 원)를 기록했으나 PER는 5.6배에 그치고 있다. S&P500 기업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골드만삭스의 악셀 휘퍼 이사는 "기존 완성차업체들의 유일한 셀링포인트였던 내연기관이 전기차의 부상으로 어떻게 골칫덩이로 변했는지를 설명해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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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측면에서도 B2B(기업 간 거래) 위주의 부품업체들이 완성차업체들보다 유리하다. 시장분석기관 숀펠드앤드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 12곳이 매출의 2.8%에 달하는 420억 달러를 광고에 쏟아 부을 동안, 14개 부품업체의 광고 지출은 12억5000만 달러(매출의 0.7%)에 그쳤다.
FT는 "투자자들이 완성차업체들보다 델피, 보쉬, 발레오, 콘티넨탈 같은 부품업체들의 미래를 더욱 밝게 본다”며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분야에서 부품업체들의 역할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유럽 최대 자동차 부품회사인 콘티넨탈의 볼프강 슈아페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자화·차량공유·자율주행이라는 3가지 커다란 변화가 완성차업체의 사업모델을 바꾸고 있다"고 분석했다.
차량공유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점도 완성차업체들에 불리하다. 이익률이 높은 개인 대상 소매 판매는 줄어드는 반면 낮은 가격을 요구하는 공유업체들을 상대로 영업해야 하기 때문이다.
완성차업계가 쉽게 무너지지 않으리라는 반론도 있다. 오랜 시간 구축된 탄탄한 판매망과 재무건전성, 기술적 전문성을 가진 완성차업계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다.
유니온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클 무더스 연구원은 "최근 완성차업계의 위기는 대규모 투자기회를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면서 "시장이 자동차 판매대수와 재무 건전성, 기술적 전문성을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