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1심 최후진술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2017.08.07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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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재판장님 판사님.

지난 5개월 동안 재판을 세심하고 공정하게 열어주신 점, 감사합니다.

구속 수감된 6개월 동안 답답하고 억울한 마음도 없지 않았지만 모든 걸 내려놓고 저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기로 했습니다.



재판 과정을 보면 복잡한 법적 논리 이해하기 어렵고, 특검의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어렵지만, 한 가지 깨달았습니다. 제가 너무 부족한 점이 많았고, 챙겨야 할 것을 챙기지도 못했고 모두가 제 탓이었다는 점입니다. 다 제 책임입니다.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오늘의 삼성이 있기까지는 모든 임직원들의, 많은 선배님들의 피땀 어린 노력이 없었으면 할 수 없었습니다. 창업자이신 선대회장님.



삼성을 글로벌 그룹으로 키우신 회장님의 뒤를 이어받아, 삼성이 잘못되면 안 된다는 중압감에 저도 나름 노심초사하며 회사 일에 매진해 왔습니다.

하지만 제가 큰 부분을 놓친 것은 맞습니다. 저희의 성취가 커질수록 우리 국민들과 사회가 삼성에 거는 기대는 더 엄격하고 커졌습니다. 수사와 재판 과정을 통해서도 많은 그런 것들이 드러났습니다.

모든 것이 제 부덕의 소치입니다.


저는 평소에 제가 경영을 맡게 된다면 제대로 한번 해보자. 법과 정도를 지키는 것은 물론이고 사회에서 제대로 인정받고 나아가서는 많은 사람에게 존경받는 기업인이 되어보자는 다짐을 했습니다. 뜻을 펴보기도 전에 법정에 먼저 서게 돼 버리니 만감이 교차하고 착잡합니다.

재판장님. 이것 한 가지만은 말씀드려야겠습니다. 제가 사익을 위해서나 개인을 위해서 대통령에게 뭘 부탁한다거나 기대를 한 적이 결코 없습니다. 변호인께서도 말씀하셨듯이 국민연금에 대한 부분도 말씀드려야겠습니다. 특검과 일부 세간에서는 물산 합병으로 제가 국민연금에 엄청난 손해 입히고 제 개인이 막대한 이익을 취한 것이 아닌 가라고 의심합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결코 아닙니다. 제가 아무리 부족하고 못난 놈이라도 우리 국민들의 우리 그 서민들의 요구, 노후 자금인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치겠습니까. 너무나 심한 오해입니다. 오해와 불신이 풀리지 않는다면 저는 앞으로 삼성을 대표하는 경영인이 될 수 없습니다. 이 오해만은 꼭 풀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삼성을 아껴주신 분들께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번 반성하고 사과드립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말씀드릴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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