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개월 동안 재판을 세심하고 공정하게 열어주신 점, 감사합니다.
구속 수감된 6개월 동안 답답하고 억울한 마음도 없지 않았지만 모든 걸 내려놓고 저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기로 했습니다.
오늘의 삼성이 있기까지는 모든 임직원들의, 많은 선배님들의 피땀 어린 노력이 없었으면 할 수 없었습니다. 창업자이신 선대회장님.
하지만 제가 큰 부분을 놓친 것은 맞습니다. 저희의 성취가 커질수록 우리 국민들과 사회가 삼성에 거는 기대는 더 엄격하고 커졌습니다. 수사와 재판 과정을 통해서도 많은 그런 것들이 드러났습니다.
모든 것이 제 부덕의 소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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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평소에 제가 경영을 맡게 된다면 제대로 한번 해보자. 법과 정도를 지키는 것은 물론이고 사회에서 제대로 인정받고 나아가서는 많은 사람에게 존경받는 기업인이 되어보자는 다짐을 했습니다. 뜻을 펴보기도 전에 법정에 먼저 서게 돼 버리니 만감이 교차하고 착잡합니다.
재판장님. 이것 한 가지만은 말씀드려야겠습니다. 제가 사익을 위해서나 개인을 위해서 대통령에게 뭘 부탁한다거나 기대를 한 적이 결코 없습니다. 변호인께서도 말씀하셨듯이 국민연금에 대한 부분도 말씀드려야겠습니다. 특검과 일부 세간에서는 물산 합병으로 제가 국민연금에 엄청난 손해 입히고 제 개인이 막대한 이익을 취한 것이 아닌 가라고 의심합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결코 아닙니다. 제가 아무리 부족하고 못난 놈이라도 우리 국민들의 우리 그 서민들의 요구, 노후 자금인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치겠습니까. 너무나 심한 오해입니다. 오해와 불신이 풀리지 않는다면 저는 앞으로 삼성을 대표하는 경영인이 될 수 없습니다. 이 오해만은 꼭 풀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삼성을 아껴주신 분들께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번 반성하고 사과드립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말씀드릴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