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장관 "대기업, 공공SW 시장 참여 제한 안 푼다"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2017.07.28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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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업계 만난 유 장관 "SW 원격지 개발 정착 시킬 것"…업계 고질적 문제 해결 위한 'TF' 가동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제공=과기정통부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제공=과기정통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대기업의 공공소프트웨어(SW) 시장 참여 제한 빗장을 풀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신 발주업체와 수주업체 간 상생을 위한 원격지개발 제도 등의 실효성을 강화해 불합리한 SW 업계 문화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유 장관은 28일 오후 가산디지털단지 G밸리 기업시민청 회의실에서 열린 현장 간담회에서 "대기업은 이미 공공시장에서 다른 쪽으로 사업영역을 옮겨 가고 있다"며 "대기업이 공공 시장에 다시 들어올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유 장관이 정계에 입문하기 전까지 30년 넘게 LG CNS, 포스코ICT,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등을 거친 '민간 기업인 출신'이라는 점에서 시장 활성화 차원으로 대기업에 문호를 열어주는 정책을 펼 것이란 기대감이 높았던 게 사실이다.

유 장관은 "삼성SDS 같은 대기업이 국내 공공시장이 다시 열린다고 해서 이쪽에서 사업을 다시 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한다"며 "(대기업에) 다시 문을 여는 것도 어렵고 그 회사들이 굳이 이 시장이 들어오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W 관련 협회와 단체, 중견·중소 기업 대표 등 20여명이 참석한 이날 간담회에서는 대기업의 공공시장 참여제한과 같은 문제 외에도 중견, 중소기업의 SW시장 진출 시 애로사항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ICT(정보통신기술) 업계에서 잔뼈를 다진 인사답게 유 장관은 업계의 공공 시장 진출 시 불합리한 발주제도, SW 가치 보장 미흡, 인력 관리 및 양성, 기술 개발 등과 같은 근본적인 문제점을 꼼꼼하게 짚었다.

/사진제공=과기정통부/사진제공=과기정통부
유 장관은 "SW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반으로 미래 일자리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한다”며 “SW 산업계의 고질적 문제를 이번에 근본적으로 해소할 계획”이라고 간담회 개최 이유를 밝혔다.


이어 "SW업계 현장 분위기가 10년 전과 지금 달라진 것이 없어 놀랐다"며 "발주자에서 마지막 과정에 이르는 과정에서 중간에 돈이 빠져나가는 무언가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 그런 것이 있는 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유 장관은 "우리나라 SI 사업은 출발이 잘못된 것 같다"며 "대가를 측정할 때 가장 손쉽게 머리수로 계산하려하고 고급인력이 아닌데 경력을 이유로 산정을 받는 부분 등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발자들이 몸으로 때워서 대가를 받는다는 구조를 깰 수 있도록 SW 원격지개발 제도가 실효성을 갖출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SW 제값 받기 정착만큼 중요한 인력 양성도 논의선상에 올랐다. 특히 초중고 SW 의무교육 시행과 관련 유 장관은 "초중고 SW교육의 내용, 방식 등을 다시 들여보다 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코딩 교육이 자칫 사교육이 될 조짐이 있어 그 부분도 유의해야 한다"며 "등수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어떤 부분이 부족하고 어떤 부분을 메워줘야 할 지를 평가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유 장관 본인이 직접 'SW업계 문제해결 TF'를 주도할 예정이다. 다음달 유 장관이 참석하는 문제해결TF 끝장 토론회를 개최한다. TF 논의결과를 토대로 공공 SW사업 발주제도 혁신 등 구체적 실행방안을 연내 제시할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조현정 한국SW산업협회장, 이형우 K-SW포럼 의장, 마용득 롯데정보통신 대표, 이태하 대우정보시스템 대표, 박미경 포시에스 대표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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