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주요 기업인과의 호프 미팅에서 직접 맥주를 따르고 있다. 문 대통령의 기업인과의 간담회는 이틀에 걸쳐 진행되며 첫째 날인 이날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손경식 CJ 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함께했다.(청와대) 2017.7.27/뉴스1
이날 오후 6시 시작하는 간담회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허창수 GS 회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황창규 KT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한진그룹)이 참석한다. 두산 일가인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전날처럼 참석한다.
기업인들은 넥타이를 매지 않은 캐주얼 정장 차림으로 모인다. 이날도 기업 현안을 두고 다양한 대화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전날 참석한 기업인들과 최저임금 및 비정규직 문제와 같은 상생 문제의 해법을 논의했다. 기업인들은 문 대통령의 최우선 관심사인 일자리 창출에 기여를 할 뜻을 피력하면서도 규제완화를 건의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경제적 파장에 대한 대응책 등도 테이블에 올라왔다.
메뉴 변화는 꽤 크다. 호프타임 안주로는 황태절임, 씨앗 음식, 수박과 치즈가 올라온다. 전날 쇠고기, 시금치와 치즈 요리가 안주로 제공된 것과 다르다. 황태는 "겨울에 얼었다 녹았다 반복하는 황태처럼 갈등과 대립을 녹이고 좋은 결과를 위해 안주로 내는 것"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전날 주요 재료는 '기운을 내자'는 뜻을 담은 쇠고기였다.
참석대상 기업 면면도 이런 차이를 반영한다.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삼성전자, 지배구조 문제를 지적 받아온 롯데, '땅콩회항'의 한진그룹 등 문제를 일으켰던 기업 관계자들이 문 대통령을 만난다. '황태'처럼 얼어있는 정부와 관계를 녹일 필요가 있는 기업들에게 적합한 메뉴를 고른 셈이다. 청와대 설명대로 음식재료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한 해석이다.
당초 날짜별 기업 배치는 재계 순위 짝수(27일) 홀수(28일) 였다. 해석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실제 배치 결과는 정치·사회적 의미를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따라서 무조건 화기애애보다는 문 대통령이 이날 참석 기업들에게 일자리 창출, 상생협력과 사회적 책무를 부쩍 강조하는 자리가 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