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시원스쿨, 차이나는 콘텐츠로 만리장성 문 열었다

머니투데이 이원광 기자, 김건우 기자 2017.07.28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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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영어 교육시장 발굴·온라인 콘텐츠로 '양질 성장'…"중국 진출, 현지화에 성패 달려"

기초영어 교육기업 시원스쿨이 차이나퍼스트캐피탈그룹(CFCG)으로부터 1500억원 규모(1억3486만달러)의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본격 중국 진출을 예고했다. 시원스쿨의 이번 투자유치와 중국시장 진출이 학령인구 저하 및 강사영입 경쟁 등으로 침체에 빠진 국내 교육업계에 활기를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시원스쿨은 수백억 원의 강사료와 수익성 악화로 인해 고전 중인 국내 교육업계에서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어냈다는 평을 받는다. 시원스쿨을 운영하는 에스제이더블유인터내셔널의 지난해 매출액은 1287억원으로 전년 대비 168.1% 증가하는 등 급성장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67.1%, 43.8% 늘어난 230억원과 164억원을 기록하며 외형은 물론 내실까지 챙겼다.



기초영어 말하기를 위한 콘텐츠 개발과 온라인 중심의 공급전략이 이같은 양질의 성장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시원스쿨은 기본적인 영어 의사소통을 위한 성인 교육시장을 발굴하고 문법을 배제한 ‘단어연결법’ 등 새로운 콘텐츠를 내세웠다. 수십 차례 녹화로 콘텐츠 완성도를 높인 뒤 온라인을 통해 제공하며 강사료나 시설비 등 고정비용을 크게 낮췄다.

시원스쿨은 이같은 신규 콘텐츠 개발로 기존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강사 경쟁에서 벗어나 지속적인 성장의 기반을 마련했다. 시원스쿨의 강사료는 매출액 대비 10%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스카이에듀, 이투스교육, 메가스터디교육 등 주요 교육업체가 지난해 강사료로 각각 49.7%(484억원), 24.7%(691억원), 23.4%(410억원)를 투입한 것과 대비된다.



이번 CFCG의 투자결정은 시원스쿨 수익모델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강의실에 의존하지 않는 온라인 콘텐츠로 중국 교육시장 곳곳에 파고들기 유리하며 국내 스타 강사보다 콘텐츠 완성도에 집중해 해외시장 진입도 용이하다는 판단이다. 이번 CFCG의 투자는 해외 자본이 국내 기초영어 교육업체에 투자한 첫 번째 사례이며 교육업계 전체로도 이례적으로 큰 규모다.

이에 국내 교육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위기감을 느낀 주요 교육업체들이 2010년대 초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잇따라 해외 진출에 나섰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황이다.

메가스터디는 2014년 4월 ‘메가스터디 차이나’(Megastudy China Limited) 지분 18.87%를 전량 처분하는 것을 끝으로 2년여 만에 중국시장에서 철수했다. 와이비엠넷이 2015년 설립한 ‘시사교육자문유한공사’는 지난 1분기 매출액 2386만원, 당기순손실 8087만원에 그치며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2006년 설립한 ‘베이징시사교육기술유한공사’는 실적부진으로 청산했다.


문제는 현지화다. 앞서 해외시장에 진출한 교육업체들이 실패한 것도 현지 교육환경에 맞는 콘텐츠를 개발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단순히 국내 교육시장에서 흥행한 콘텐츠를 그대로 해외시장에 공급, 현지 교육시장에서 외면받았다는 지적이다.

시원스쿨 관계자는 “한국시장에서 인정받은 외국어 학습 플랫폼을 가지고 중국 키즈 영어학습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며 “현재 중국의 유아 교육시장은 연평균 18.7%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교육 인프라 보급이 덜 된 지역이 많아 거대한 블루오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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