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YBM 신사업의 '초라한 성적표'

머니투데이 이원광 기자 2017.07.21 04:00
글자크기
‘해외, 기초영어, 공무원.’ 최근 교육업계 신사업 트렌드를 요약하면 이와 같다. 학령인구 감소와 새 정부 교육개혁 정책의 영향권에서 비켜난 덕에 당분간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교육시장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55년 전통’의 영어교육업체 YBM도 이 같은 전망을 고려, 이들 시장에 잇달아 출사표를 던졌다. 그러나 2년여 지난 YBM의 성적표는 시장의 성장세와 동떨어져 있다.



YBM넷(와이비엠넷)은 2014년 1월 YBM재팬을 설립한 뒤 지난해 ‘오사카 영어마을’을 개장하며 해외진출을 본격화했다.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영어붐이 일고 있다”는 회사 입장과 달리 YBM재팬은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YBM재팬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4억400만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9억3600만원으로 지난해(16억5100만원)에 이어 적자를 이어갔다.

이 같은 실적부진으로 지난 3월 기준 부채총액(158억원)이 자산총액(135억원)보다 많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도 빠졌다. YBM넷이 2015년 YBM재팬의 15억엔 규모의 지급 보증을 제공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YBM넷의 동반 침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기초영어 교육사업도 마찬가지다. YBM넷은 지난해 3월 무나투나 지분 100%를 인수하며 기초영어 교육사업에 진출했다. 그러나 무나투나는 지난해 매출액 8억3000만원, 당기순손실 6억6000만원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2013년 4억5000만원, 2014년 10억2000만원, 2015년 26억원 등 매출 성장세가 인수 후 꺾였다는 분석이다. 시원스쿨, 뇌새김, 야나두 등 경쟁업체들이 각각 전년 대비 168.1%, 37.3%, 215%의 고속성장한 것과 대비된다.

이달 초에는 ‘YBM공무원’을 출시하며 2400억원 규모의 공무원 시장에 진출했다. 하반기 채용에 도전하는 공시생을 위한 ‘관리종합반’과 직장생활 등과 시험준비를 병행하는 ‘기초종합반’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웠으나, 노량진 학원가의 ‘스파르타 강좌’와 1년간 무제한 수강하는 ‘프리패스’ 상품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이다.

후발주자의 신사업은 기존 업체와 차별화한 경쟁력이 성패를 가른다. 야나두가 SNS 전용 콘텐츠를 생산·공급하는 혁신모델로 강사료, 시설료 등 고정비용을 크게 낮추며 기초영어 교육시장에 진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성장하는 시장에 진출하는 것만으로는 성공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교육업계의 교훈을 되새길 때다.
[기자수첩]YBM 신사업의 '초라한 성적표'




TOP